[금주의 영화] 카잔자키스

  • 윤용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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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1-31   |  발행일 2020-01-31 제42면   |  수정 2020-01-31
사랑·우정의 동반자, 위대한 창작의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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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 나는 자유다." 현대 그리스 문학의 대표 작가 니코스 카잔자키스 묘비에 새겨진 유명한 글귀다. 영화 '카잔자키스'는 그의 자전적 소설 '영혼의 자서전'을 기반으로 어린 시절부터 생을 마감하는 순간까지 고민했던 삶과 죽음, 신과 인간, 억압과 자유 등 문학적 사상의 주축을 이룬 고뇌의 과정을 담았다.

1883년 오스만 제국 치하 크레타 섬의 이라클리오에서 태어난 니코스 카잔자키스(오디세즈 파파스필리오풀로스). 동서양 사이에 위치한 그리스의 지형적 특성과 터키 지배하의 기독교인 박해를 겪으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의 성격과 사상에 영향을 미친 건 이 같은 역사적 사건과 당시 독립운동을 했던 아버지의 강압적이고 폭력적인 성향이다.


현대 그리스 문학 대표작가 사상 이룬 고뇌 과정
작품세계에 지대한 영향 끼친 세명과 깊은 교감



영화는 병상에 누운 말년의 니코스가 아내 엘레니(마리나 칼로기루)와 대화를 주고받으며 인생을 돌아보는 구성을 취한다. 당시를 추억하는 플래시백이 위대한 작품들이 탄생한 배경을 설명하고, 사랑과 우정의 동반자를 만나는 그의 여정의 안내자가 된다. 그 과정에서 영화가 주목한 건 카잔자키스의 삶과 작품 세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세 인물이다.

첫 번째 인물은 시인 앙겔로스(니코스 카르도니스)다. 그리스의 대표 시인인 그는 카잔자키스와 문학적·정서적으로 깊은 교감을 나누며 죽을 때까지 서로에게 힘이 되어 준다. 두 번째 인물은 갈탄 사업을 계기로 만나 뜻하지 않게 카잔자키스의 삶과 영혼에 깊은 흔적을 남긴 조르바(토도리스 아테리디스)다. 니코스는 그를 "삶과 죽음에 대한 꾸밈없는 솔직한 이야기로 큰 깨달음을 준 진정한 자유인"으로 칭했다. 마지막 인물은 카잔자키스의 작품을 세상에 알린 일등공신 엘레니 사미우(마리나 칼로기루)다. 니코스의 아내인 엘레니는 전쟁으로 인한 가난과 수많은 역경 속에서도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고 카잔자키스 곁에서 든든한 조력자로 굳건한 사랑을 보여주었다.

이들과의 만남을 통해 '뱀과 백합' '그리스인 조르바' '미할리스 대장' '최후의 유혹' 등의 위대한 작품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

(장르:드라마 등급:12세 관람가)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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