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종 코로나'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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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2-04 07:52  |  수정 2020-02-04 07:55  |  발행일 2020-02-04 제19면
느슨한 조치 땐 감염자 급증할수도
질본·복지부·청와대 등 컨트롤타워
우왕좌왕하다간 국민건강 위협 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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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대구시의사회 총무이사

2020년 2월3일 오전 9시 기준 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확진자 수는 17만353명, 사망자는 362명, 완치환자는 487명이다. 중국을 제외한 지역에서의 사망자는 필리핀에서 1명이 있었고 3차 감염자까지 확인된 상황이다.

의학적으로 크게 3가지 관점에서 보면

첫째, 예방의학적 차원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현재 밝혀진 것이 별로 없어 방역의 기준을 잡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무증상 감염의 증례가 확인됐고, 현재의 치사율은 감염자 수 대비 사망자로 보면 2%대이지만 완치 환자 대비 사망자로 보면 사망률이 더 올라갈 가능성도 많다. 다만 현재까지 중국 이외의 지역에서는 필리핀에서 사망환자 1례가 유일해 치사율 자체도 아직은 정확히 뭐라 말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를 고려해볼 때 강력한 방역 조치가 필요한 것은 확실한 상태이다.

둘째, 임상의학적 차원에서 보면 급격한 폐렴 증세를 보이는 성향을 가지고 있고, 호전양상을 보이다가 나빠지기도 한다.

치료약은 없다고 알려져 있지만, 최근 태국에서 신종플루 치료제인 타미플루와 HIV 치료제를 병용 투여해 호전된 사례가 보고됐다. 이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구조 중 일부 HIV와 유사한 점에 착안한 치료방법으로 보이지만, 모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환자에 성공적인 치료결과를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증상치료를 통한 환자의 호전을 기대하는 대증요법을 시행하고 있고, 중국에서도 일부 HIV 치료제를 사용하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셋째, 분자 생물학적 관점에서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최근 우한의 연구소 유출설의 근거라고 주장하는 일부 학자들이 있기는 하다. 그 근거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아미노산 염기 서열 일부가 HIV와 일치하는 부분이 있어 자연계에서 발생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것. 하지만 전문가들은 사스(SARS)와만 비교해 의심할 수는 없고 유사한 바이러스들은 그 부위 비슷한 시퀀스가 있어 인위적 바이러스 조작설은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하는 것이 맞을 듯하다.

이러한 여러 가지를 종합해보면 의학적 입장에서는 확실히 철저한 방역이 필요하다는 것이 가장 강조되어야 할 부분이다.

실질적으로 중국 전역에서 입국 금지를 시키는 것이 맞다. 특히 현재의 전파력이나 무증상 감염 등을 고려하면 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거시적으로 정치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므로 섣부르게 판단하기는 어려운 측면도 있다.

어제 정부는 관광 목적의 단기 비자 발급을 중단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가 두 시간 만에 중단하는 방법을 검토하겠다고 번복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중국 우한 일부의 입국 금지는 방역 효과가 없고 중국에서의 입국을 전면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 근거는 환자 발생지역이 우한이 60%이고 나머지 40%는 중국 전역에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면적인 중국 입국 금지로 인한 경제적, 외교적, 정치적 타격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유입보다 클 수도 있지만, 자칫 느슨한 조치로 인해 대한민국 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환자가 폭발적으로 늘고 우리나라 국민의 외국 입국이 금지가 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면 이는 더 크고, 엄청난 손실이 되는 것이다.

결국은 이런 상황에서 모든 것을 종합해 신속히 판단할 수 있는 컨트롤 타워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 컨트롤 타워는 어디인가. 질병관리본부인가. 보건복지부인가. 청와대인가. 어디여도 상관없지만, 우유부단하거나 우왕좌왕해서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결과를 초래해서는 안될 것이다.

이상호 대구시의사회 총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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