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유동룡 선생 경주타워 디자인 저작권자로 명예회복

  • 송종욱
  • |
  • 입력 2020-02-04 18:44  |  수정 2020-02-04 19:14  |  발행일 2020-02-05 제8면
‘이타미 준’으로 알려진 세계적인 재일 한국인 건축가
오는 17일 현판식을 통해 원 디자인 저작권자로 선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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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설치된 경주세계문화엑스포공원의 경주타워 전경.
【경주】 ‘이타미 준’으로 알려진 세계적인 재일 한국인 건축가 고(故) 유동룡 선생(1937~2011)이 경주타워의 디자인 저작권자로 선포된다.

<재>문화엑스포는 오는 17일 유동룡 선생을 경주타워의 원 디자인 저작권자로 명예를 회복한다.

이날 현판식을 열어 12년 간 벌여온 법적공방의 마침표를 찍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한다.

현판식은 이철우 도지사·주낙영 시장, 유 선생의 장녀 유이화 ITM 건축사무소장, 영화 ‘이타미 준의 바다’ 제작자 정다운 감독이 참여한다.

현판석은 디자인 표절 등으로 상처 입은 세계적인 건축가 유 선생의 명예와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 마련된다.

경주타워는 지난 2004년 <재>문화엑스포가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상징 건축물 설계 공모전’을 거쳐 2007년 건립했다.

실크로드를 통해 신라에 들어온 로만글라스를 상징하는 유리와 철골구조로 황룡사 9층 목탑을 음각으로 실제 높이(82m)로 재현했다.
당시 유 선생의 출품작은 당선작이 아닌 우수작으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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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4년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상징 건축물 공모전 때 이타미 준이 출품한 디자인 야경투시도. [아이티엠 유이화 건축사사무소 제공]
지난 2007년 8월 완공 이후 경주타워의 모습이 유 선생이 제출한 설계와 유사하다며 법정 다툼으로 번졌다.

5년 간의 법정공방 끝에 서울고등법원과 대법원의 판결로 원 저작권자가 유 선생(이타미 준)임을 명시한 표지석이 2012년 설치됐다.

유족들은 표지석이 바닥에 설치돼 눈에 띄지 않고, 문구 도색까지 벗겨져 지난 해 9월 다시 ‘성명 표시’ 재설치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이철우 문화엑스포 이사장(경북도지사)이 관련 내용을 보고 받고 저작권자인 유 선생의 명예회복 등을 지시했다.

이 도지사의 지시에 따라 엑스포 측은 기존 표시석을 철거하고 유 선생의 유가족과 새로운 현판 제작에 따른 내용과 디자인을 협의했다.

이런 과정으로 유 선생의 유가족은 ‘성명 표시’ 재설치 소송을 지난 해 10월 취하했다.

엑스포 측은 유 선생 타계 10주기를 맞는 내년에 특별 헌정 미술전 등 추모행사를 갖는다.

이 도지사는 17일 ‘경주타워와 건축가 유동룡(ITAMI JUN)’ 현판식을 갖고 경주타워의 저작권자가 유 선생임을 명확하게 밝힌다.

경주타워 앞에 새롭게 자리한 현판은 가로 1.2m, 세로 2.4m 크기의 대형 철재 안내판이다.

현판에는 유 선생의 건축철학과 2005년 프랑스 예술문화훈장 ‘슈발리에’· 2010년 일본 최고 권위 건축상 ‘무라노 도고상’ 등의 수상경력과 제주 핀크스 골프클럽 클럽하우스와 수·풍·석 박물관, 포도호텔, 방주교회 등 대표작을 기록했다.

지난해 개봉한 그의 일대기와 건축철학을 다룬 영화 ‘이타미 준의 바다’를 제작한 정다운 감독은 “영화를 통해 아타미 준과 경주타워 이야기를 담아 현판식이 열리는데 조금이나마 힘을 보탠 것 같아 영광이다”고 말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고인과 유가족에게 깊은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앞으로 지적재산권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며 고유의 자산으로 인정받고 존중받아야 하기에 현판식을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송종욱기자 sj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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