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쇼핑몰서 군인 총기난사 최소 20명 사망…한국인 8명 대피

  • 입력 2020-02-09 13:40
"기관총 난사…42명 부상, 일부 위중"…진압 작전 중 보안군 1명도 사망
한국인들, 4층서 대피 중 현지 경찰 도움으로 무사 탈출…총격범 사살
지휘관 등 살해 후 무기 탈취해 범행…페북 생중계 '경악', 계정 폐쇄

태국 북동부에서 주말인 8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군인 1명이 부대와 쇼핑몰 등에서 총기를 난사, 최소 20명이 숨지고 42명이 부상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9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사건은 8일 오후 3시 30분께 태국 수도 방콕에서 북동쪽으로 250㎞ 떨어진 나콘랏차시마시의 인근 한 군부대 내에서 시작됐다.
짜끄라판 톰마(32) 선임 부사관이 부대 지휘관과 지휘관의 장모, 동료 군인 등 3명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한 뒤 무기고에서 총기와 탄약을 탈취했다. 


로이터 통신은 짜끄라판이 한 주택에서 2명을 살해한 뒤 군부대로 향했다고 지역 경찰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짜끄라판은 이어 군부대에서 훔친 군용 차량을 몰고 오후 6시께 시내 대형 쇼핑몰인 '터미널 21 코라트 몰'(Terminal 21 Korat mall)에 도착했고, 입구에서 기관총을 난사한 뒤 쇼핑몰 안으로 진입해 일부 손님을 인질로 잡고 군경과 대치했다.

이 때문에 최소 20명이 목숨을 잃었고, 42명이 부상했다고 태국 당국이 밝혔다.
태국 보건부는 애초 최소 21명이 숨졌다고 밝혔다가 사망자 수를 최소 20명으로 수정했다. 그러나 부상자 가운데 9명은 응급 수술을 받고 있고, 쇼핑몰 내부 수색이 완전히 끝나지 않아 희생자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총격범은 9일 오전 9시께 쇼핑몰 안에서 군경에 의해 사살됐다. 이 때 인질로 잡혔던 8명도 구조됐는데 일부는 부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타스 통신은 이번 사건으로 25명이 숨지고 63명이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신화 통신도 범인이 경찰관 6명을 포함해 최소 22명을 숨지게 했고, 42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주말인 데다 현지 불교 명절을 맞아 사람들로 붐비는 쇼핑몰 안팎에서 범인이 기관총을 난사하는 바람에 희생자가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이 발생하자 현지 군경은 주변 도로와 쇼핑몰을 봉쇄한 채 쇼핑몰 내부에 있던 수백명을 대피시켰다. 


당시 쇼핑몰 4층에 있던 현지 한국인 선교사 자녀와 선교 목적으로 태국을 방문한 지인 등 한국인 8명도 오후 10시 30분께 현지 경찰의 안내에 따라 무사히 탈출했다고 태국 주재 한국대사관이 밝혔다.


한국인들은 안전한 곳으로 이동한 뒤 안정을 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경은 이어 9일 자정 직전 본격적인 진압 작전에 들어가 새벽까지 총성과 폭발음이 이어졌고, 이 과정에 보안군 1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했다.


검은 옷을 입고 마스크를 쓴 범인은 범행 초기 쇼핑몰에서 총기를 난사하는 장면을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으로 생중계하고 "아무도 죽음을 피할 수 없다"는 글과 함께 총기를 든 자신의 모습을 셀카로 찍어 올리는 대담함을 보이기도 했다.
페이스북은 범인의 계정을 즉각 삭제하고 관련 콘텐츠를 지우기로 했다.

태국 경찰은 범인이 토지 관련 분쟁에 분노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고 AP와 UPI 통신이 전했다.


경찰 대변인은 "토지 매매 대금을 둘러싼 논쟁이 사건의 원인일 수 있다고 보지만,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는 희생자 가족에게 조의를 표했고, 9일 현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보건부 장관은 이 지역 4곳의 병원에 헌혈을 요청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연합뉴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제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