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보 선생 '대구 근현대 문화예술인물' 선정 취소될까?

  •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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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2-09 15:30  |  수정 2020-02-10 08:01  |  발행일 2020-02-10 제23면
대구문화재단이 취소 여부 검토한 것으로 알려져

소암 김영보 선생, 대구 근현대 문화예술인물 선정 취소될까?

지난해 '대구 근현대 문화예술인물' 선정을 두고 논란이 제기됐던 소암 김영보 선생에 대해 최근 대구문화재단이 취소 여부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향후 추이에 관심이 모아진다.

9일 지역 문화계와 대구문화재단에 따르면, 지난달 말 문화재단에서는 '근현대 문화예술인물 선정위원' 9명을 비롯해 총 11명이 참여한 가운데 '재검토 위원회'가 열렸다.
해당 회의에서는 김영보 선생의 근현대 문화예술인물 선정 지속 혹은 취소 여부와 지난해 말 선정한 2020년 근현대 문화예술인물에 대한 검증 등이 주요 논의 대상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재단에서는 지난 2016년부터 심사를 통해 '올해의 대구 근현대 문화예술인물'을 선정해 현창 사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근현대 문화예술인물은 미술, 사진, 연극, 무용, 음악, 문학, 건축, 국악, 대중음악 분야의 작고 예술인 중에서 1800년대 중반에서 광복이 되기까지 대구에서 출생하여 뚜렷한 예술적 성과를 이룬 문화예술인 중에서 심사를 거쳐 선정된다.

지난해 문화재단은 '2019년 대구 근현대 문화예술인물'로 희곡작가 김영보 선생을 비롯해 4인(무용가 김상규, 성악가 이점희, 서양화가 서동진)을 선정하고, 그들의 업적과 생애, 작품 등을 효과적으로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지역의 전문 예술단체 공모 등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현창 사업을 추진했다.

부산에서 태어나 개성에서 자란 김영보 선생(1900~1962년)은 1922년 한국 최초의 창작 희곡집 '황야에서'를 낸 희곡작가이자 대구·경북 언론인으로 활동한 인물이다.


김영보 선생에 대한 현창 사업의 일환으로 연극 '나의 세계로'가 지난해 8월27일부터 9월1일까지 대구의 한 소극장에서 공연된 바 있다. 당시 대구의 한 연극인은 "김영보 선생은 1920년대 당시로서는 개혁적인 신분 차별과 사회 모순에 대한 저항의 가치관을 지닌 신지식인이자 희곡인이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현창 공연을 앞두고 민족문제연구소 대구지부가 보도자료를 내고 "김영보 선생이 반민족 행위를 한 흔적이 있다"며 문화예술 인물 선정을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당시 대구지부는 소암 김영보가 일제 강점기 친일을 한 행적이 있다며, 대구 문화예술 인물 선정을 즉각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문제가 제기되자 대구시와 문화재단이 최근 관련 검토에 나선 것이다.

대구문화재단 관계자는 "김영보 선생이 친일인명사전에는 이름이 오르지 않았고, '문화예술인물' 선정이기 때문에 희극작가와 예술인으로서 그의 업적을 중점 평가한 것이었다. 다만, 지난해 문제 제기가 있었던 만큼, 재검토 해보기로 한 것"이라며 "지난달 회의에서 위원들간 다양한 의견이 오갔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 다음 달 중 다시 회의를 열어 의견을 모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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