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코로나19

  • 이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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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2-15   |  발행일 2020-02-15 제23면   |  수정 2020-02-15

'코로나'. 60대 이상은 자동차를 먼저 떠올릴 테고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멕시코 산 맥주가 연상될 것이다. 천체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태양 주변의 코로나를 생각할 듯 싶다. 신진자동차 회사는 1966년에 일본 도요타 자동차와 기술을 제휴, 코로나 자동차를 생산했다. 차의 구성 부품은 대부분 일본산이며 국산화율은 20% 정도였다. 코로나가 다니던 시절 산골에 사는 아이들에게는 승용 자동차를 본 것만도 자랑거리가 됐다. 역사가 100년 가까이 된 코로나 맥주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코로나는 스페인어로 왕관(Crown)이라는 뜻이다. 물방울이 수면에 떨어질 때 생기는 왕관 모양을 생각하면 코로나는 술 이름으로 어울린다.

전 인류를 떨게 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코로나 맥주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양이다. 코로나바이러스를 검색하면 이름이 같은 코로나 맥주가 연관어로 떠올라 이미지가 실추되는데, 이를 패러디하거나 아예 코로나맥주 바이러스라는 말까지 만들어 장난질을 치는 바람에 매출도 떨어진단다. 우한 폐렴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코로나라는 이름을 가진 것은 그 모양 때문이다. 현미경으로 이 바이러스를 보면 가장자리에 장식 같은 돌기가 둘러져 있는 모습이 왕관과 같다. 바이러스의 실체는 구(球)형이겠으나 현미경으로 보이는 상은 평면이다. 성질은 다르지만 현미경으로 관찰한 상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와 비슷한 왕관 모양이며 둘 다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병이다.

정부는 지난 12일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질환 등으로 불리던 이 병의 한글 공식 명칭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약칭 코로나19)로 명명했다. 그동안 정체를 몰라 끝없이 공포만 생산해 내던 이 질환의 실체도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28번째 환자는 코로나19에 감염돼도 자각증상 없이 지나갈 수도 있음을 보여줬다. 이제는 이 질환에 대한 막연한 공포를 떨어내고 정상적인 활동을 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이하수 중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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