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랜드마크 만들기

  • 남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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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2-16   |  발행일 2020-02-17 제31면   |  수정 2020-02-16

관광도시 문경은 늘 하나의 딜레마를 안고 있다. 한 해 수백만 명의 관광객이 문경을 찾지만 정작 문경시의 소재지 점촌에는 그다지 발길이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머물고 가는 관광수요가 적은 탓이다. 서울 등 대도시에서 문경을 찾는 관광객들이 당일 돌아가거나 충북 수안보 등 숙박 인프라가 더 나은 지역에서 숙박을 하는 것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문경의 시정을 이끄는 사람들은 그래서 늘 머물고 가는 관광지 문경을 만들기 위해 노심초사하고 있다. 최근 문경시가 추진 중인 점촌 랜드마크 사업도 '머물고 가는' 관광지 만들기의 하나다. 주요 사업 내용은 청정식물원 조성 등 16건으로 관광사업도 중요하지만 도시 청년들을 불러들여 인구도 늘리고 지역 경제 활성화도 꾀하자는 목적이 더 크게 깔려있기는 하다.

점촌지역 랜드마크 조성사업의 전체적인 그림은 문경시 흥덕동과 영순면 일대 영강 주변에 강을 가로지르는 보행교를 설치하고 전망대와 산책길, 미나리 재배단지와 구이 터 체험장, 아열대 과일이나 시설 원예 재배단지, 청정 식물원 등이 들어서는 것이다. 이 가운데 상당수 시설을 도시 청년층에 분양해 그들이 안정적으로 문경에서 터전을 마련하도록 해 인구증가와 경제 활성화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다.

하지만 늘 그렇듯이 '돈이 되거나 ' '눈에 띄는' 사업은 많은 자치단체들이 비슷하게 시도하고 있다. 문경시가 전국에서 가장 먼저 철로자전거를 도입했지만 지금은 10곳이 넘는 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이런 면에서 점촌 랜드마크 조성사업도 독창적이지 못하다. 인근 상주시의 경천섬에는 전국 최장의 보행교인 낙강교와 상주보에 설치된 수상 부교 산책로, 전망대와 미나리 체험 식당, 인근 사벌면에 들어서는 스마트 팜 혁신 밸리 등은 언뜻 아주 비슷하다. 문경시의 랜드마크 사업이 성공하려면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필요해 보인다. 남정현 중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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