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 사회에 첫발을 디디는 청년들에게

  • 이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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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2-17   |  발행일 2020-02-17 제30면   |  수정 2020-02-17
의기소침이나 낙담은 말고
사회문제 해결자로 나서길
멀리 내다보고 길게 호흡을
능동적으로 미래 준비해야
세계 청년들과 연대도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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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년 같으면 졸업시즌이다. 학교와 집집마다 짜장면에 꽃다발에 웃음꽃을 피울 때다. 동문수학하며 정들었던 친구들과 졸업여행도 즐기며 미래와 희망을 설계할 때이기도 하다. 그런데 올해는 그렇지 못하다. 코로나19 때문이다. 학교마다 졸업식과 입학식을 줄줄이 취소하고 있다. 여행은 물론이고 외식도 조심스럽다. 그렇더라도 졸업은 뜻깊은 일이다. 기쁘고 영광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먼저 주인공인 졸업생과 그들을 뒷바라지해 온 가족에게 축하를 전한다. 여기서는 특별히 고등학교나 대학, 대학원 과정을 마치고 사회에 첫 발을 내디디는 청년을 생각하며 몇 마디 전하려 한다.

먼저, 학교 문을 나서자마자 코앞의 숙제들과 씨름해야 하는 청년이 적지 않을 것이다. 청년들이 취업과 연애와 결혼을 포기한다는 요즘, 걱정꾸러미를 잔뜩 안고 사회에 첫 발을 내디디는 청년들에게 미안한 마음과 함께 위로를 전한다. 바라기는, 그렇더라도 의기소침하지 않으면 좋겠다. 의기소침이나 낙담은 청년과는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기어코 넘어서고야마는 청년이기를 바라며 응원을 보낸다.

둘째, 이제 청년실업을 비롯해서 비정규직 문제, 청년주거 문제, 직장 내 꼰대 문화 등 부조리한 사회문제의 피해자라는 생각에 머물지 말고, 그 문제들을 해결해 갈 주체라는 사실을 인식하길 바란다. 누군가 해결해 주겠지 하고 방관자로 비껴서 있지 않으면 좋겠다.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문제해결을 위해 자신은 어떤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는지, 고민하며 실천하는 주체적 시민으로 서길 바란다.

셋째, 인생을 길게 보길 권한다. 실제로 인생은 짧지 않다. 발등의 문제가 아무리 절박해도 그것에 매몰돼서는 안된다. 멀리 내다보며 길게 호흡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 복잡하고 혼돈스러운 세상에서 방향을 잃지 않을 수 있다. 그와 관련해 삶의 큰 목표와 비전을 갖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입시 준비로 지새운 중·고등학교 생활과 스펙을 위해 쫓기듯 보낸 대학 생활에서 제대로 챙겨보지 못한 삶의 비전과 의미를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기를 권한다.

넷째, 학교를 떠나는 것으로 학습과 공부가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기를 바란다. 우리는 이미 평생학습시대를 살고 있다. 기술과 산업과 직업이 빛의 속도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빠른 변화와 그로 인한 광범위한 미스매치, 그리고 개인이 감당해야 하는 혼돈은 과거에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을 정도다. 그것에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공부하는 것이다. 사회변화의 방향과 의미를 학습해 능동적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다.

다행히 그동안 우리 사회는 유익한 평생학습 도구들을 개발해 놓았다. 유튜브, MOOC, OCW, TED, 사이버대학 등이 대표적인 예다. 지식과 공부가 더 이상 학교와 교실에 갇혀 있지 않게 된 것이다.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학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상급학교 진학을 위해 억지로 하는 공부가 아니라, 자신에게 필요한 지식을 스스로 찾아 학습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다섯째, 평생학습은 단지 새롭게 요구되는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는 것에 국한돼서는 안된다. 세계질서와 사회 시스템도 함께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년 세대는 지구촌 시대의 주역이기 때문이다. 지구촌 시민으로서의 세계관과 덕목과 태도를 익히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넓은 세상에서 기회도 찾고, 지구촌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 청년과 연대하는 일에 적극적인 청년이기를 바란다.홍덕률 대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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