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시론] 미래통합당, 대안 수권정당으로 우뚝 서라

  • 이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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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2-19   |  발행일 2020-02-19 제31면   |  수정 2020-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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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욱 법무법인 민주 변호사

자유한국당, 새보수당, 전진당 등이 뭉친 '미래통합당'이 17일 출범했다. 출범에 앞서 16일 '브랜드뉴파티' '같이오름' '젊은보수' 등 2030 세대가 모인 3개 정당도 통합에 동참했다. 향후 공천, 선대위 구성 등 갈등의 불씨는 남아 있지만 3년여 우파의 대분열을 극복하고 좌파와 '1대 1 구도'를 정립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탄핵의 강을 건너 새로운 집을 짓고 개혁 보수를 향해 나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도 큰 진전이 있다. 탄핵 이후 우파는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사상 유례없는 대참패를 당하면서 사실상 궤멸상태에 이르렀다. 좌우균형을 상실한 좌파의 득세는 마치 한쪽 날개를 잃은 새처럼 나라를 천하무도(天下無道)의 난세로 몰아넣고, 절체절명의 국가적 대위기를 초래했다. 이에 따라 현 정권의 실정(失政)과 무능, 독선과 아집, 불통과 오만에 분노한 국민의 목소리가 요원(燎原)의 불길처럼 활활 타오르고 있다. 미래통합당의 존재이유와 시대적 과제도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먼저 미래통합당은 당명 그대로 환골탈태의 자기혁신을 통해 미래지향적인 담론을 주도해야 한다. 좌파가 '내일'을 말한다면, 우파는 '모레'를 말해야 한다. 현 보수 몰락의 근본 원인은 우파의 전통적 가치는 좌파에 뺏기고, 시대변화에 맞는 새로운 가치는 아직 정립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수의 재건도 철저하게 무너진 '자유 우파의 가치'를 새롭게 세우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시대에 뒤처진 비전과 가치를 일신(一新)하는 것이 보수 재건의 첫걸음이 되어야 한다. 미래통합당이 단순히 총선을 앞두고 급조된 '반(反)문재인' 세력의 결집에 그쳐서는 '도로 새누리당'이라는 비난을 결코 면할 수 없다.

기득권을 내려놓는 자기 희생과 과감한 혁신이 선행돼야 한다. 과거 '수구·반동·기득권 보수'의 이미지를 벗고 환골탈태하여 '혁신·책임·따뜻한 보수'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미래통합당이 당명과 달리 미래로 나가지 못하고 과거에만 얽매이거나, 통합에 앞장서지 않고 분열에만 치중한다면 오히려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다음으로 미래통합당은 비판정당이 아닌 보수의 가치에 입각한 대안정당이 되어야 한다. 진영의 논리에 빠져 '반대를 위한 반대'만을 할 것이 아니라 대안과 정책을 갖고 경쟁하는 정책 정당이 되어야 한다. '공정한 불평등' '공동체에 대한 책임과 배려' '튼튼한 안보' '시장친화적 성장' '북한 동포에 대한 보편적 인권'. 필자가 보는 자유 우파의 핵심 가치다. 미래통합당은 이와 같은 보수의 핵심 가치 위에 계층과 지역, 세대를 아울러 광범위한 공감과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는 정책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정권 실정에 따른 민심 이반과 반사이익에 기댄 채 안주해선 결코 안 된다. 현 정권의 총체적 국정파탄에 대한 매서운 비판뿐 아니라 국민의 피부에 직접 와닿는 합리적 대안으로 국민이 변화를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미래통합당이 용광로 같은 대통합과 시대변화에 유연하고 유능한 통치력을 발휘해 대안 수권정당으로 우뚝 서기를 기대한다. 미래통합당이 시대정신을 읽고 담대한 도전과 변화의 모습으로 한번도 가보지 않은 새로운 길을 보여줄 때 당도 국가도 희망과 미래가 있다.
서정욱 법무법인 민주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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