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헌 자폐인사랑協 지부장"대구지역 자폐인들 위한 관심·배려 필요"

  • 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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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2-21 07:48  |  수정 2020-02-21 08:05  |  발행일 2020-02-21 제21면
1천여 장애인 사회적응 돕도록
정부·지자체 지원 유치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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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헌 한국자폐인사랑협회 대구지부장

"자폐인들도 반복적인 학습과 현장 익힘 등을 통해 충분히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생활할 수 있습니다. 불편하게 쳐다보는 시선보다는 새로운 것을 익히는 어린이라는 생각으로 이해하고 따뜻하게 바라보았으면 좋겠습니다."

2월부터 <사>한국자폐인사랑협회 대구지부를 맡아 이끌고 있는 이상헌 지부장은 "사회적 배려가 자폐인과 가족들에게는 큰 힘이 된다"고 강조했다.

한 명의 자폐인 아버지에서 대구지역 자폐인을 대표하는 자리를 맡으면서 그는 부담도 컸다고 한다. "우리 아이가 공공장소에서 돌출행동을 하고, 사람들은 이상하게 쳐다보는 것이 부끄러웠던 시절이 있었다"면서 "내 아이 하나에만 전념하기보다는 대구지역의 자폐인 부모들과 아픔을 함께 공유하고 조그마한 힘이나마 역할을 하기 위해 지부장을 맡았다"고 말했다.

현재 대구지역에는 정확한 통계수치는 기록되지 않았지만 1천명 이상의 자폐인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들은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 불편한 사회적 시선 때문에 나들이조차 쉽지 않다.

이에 대해 이 지부장은 "집에서만 격리할 경우에는 더 악화될 수 있지만, 어릴 때부터 공공장소에서 적응하는 교육을 받게 되면 충분히 적응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그는 자폐인인 큰아들과 등산을 가거나 여행을 다니는 등 정상인 못지않게 생활했다. 그 결과 아들은 4년 전부터 대구시 수성구 고모동에 위치한 '숲' 장애인근로사업장에 혼자 출퇴근하며 잘 다니고 있다.

대구지부에는 자폐인을 둔 가족과 일반인 등 100여명이 회원으로 살림을 꾸려가고 있다. 회원들이 자원봉사자로 나서 △당사자 지원사업 △가족지원사업 △기타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정부나 지자체 지원 없이 회비만으로 운영되다 보니 운영이 쉽지 않다.

이 지부장은 회원증가와 기업 및 지자체 지원이라는 목표를 세워 놓았다. 그는 "다른 장애인단체에 비해 일반인에게 덜 알려져 있다 보니 동참도 떨어진다"면서 "1만원 이상 후원하는 회원이나 유관기관 및 단체와의 연계 협약, 후원기업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그는 "초기 사회적응훈련·고등학교시점에서 전환기 교육 등 주기별 지원과 교육이 필요하지만 대구에는 이런 곳이 없다"며 "대전에는 시의 지원을 받는 '자폐성장애인 자립지원센터'가 있다. 연간 운영비 지원을 받아 상근 직원을 두고 체계적인 교육이 가능한 센터를 대구에 설립하는 것도 하나의 목표"라고 덧붙였다.

이 지부장은 가족들의 아픔에 대해서도 진솔하게 이야기했다. 그는 "비장애인 형제들은 장애인 형제로 인해 부모로부터 소외받을 수 있고, 장애인을 걸림돌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또 엄마는 장애인에게 올인하기 때문에 가정이 피폐해질 수 있다"면서 "부모와 형제들을 보듬어 안아주는 것도 지부가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부모들을 위한 캠프는 물론 비장애인 형제들을 위한 모임도 만들 계획이다. 자폐인을 구성하고 있는 가족들의 몸과 마음이 건강해야 밝은 가정을 꾸릴 수 있고, 자폐인들도 제대로 자라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한국자폐인사랑협회는 2006년 12월 보건복지부 인가를 받아 설립된 국내 유일의 자폐성장애 중심 비영리단체다. 전국에 9개 지부가 있으며, 대구지부는 2018년 1월에 설립됐다.

전영기자 younger@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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