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사태 사람 많은 곳은 발길 뚝...대구 자영업자 '패닉'

  • 홍석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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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2-19 19:00  |  수정 2020-02-19 19:05  |  발행일 2020-02-20 제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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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발길이 뚝 끊긴 대구의 한 전통시장 모습. 오주석수습기자 farbrother@yeongnam.com

대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바닥경제가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패닉'에 빠졌다.


코로나 19 감염에 대한 공포가 덮치면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발길이 뚝 끊겼다. 19일 하루에만 대구에서 확진자가 10여명이 발생한 충격이 대구의 자영업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되고 있다.


당장 사람들이 외부 일정이나 모임 약속을 취소하면서 식당가가 된서리를 맞고 있다. 정부대구지방합동청사 인근의 한 식당 주인은 "평소 같으면 예약석이 만석이지만 어제부터 예약을 취소해 달라는 전화가 쇄도하면서 현재 예약한 팀이 한 곳도 없다"고 말했다.


회사원과 공공기관이 밀접한 달서구 월성동의 식당가 사정도 마찬가지다. 신월성의 한 식당 업주는 "어제부터 이번주 중에 예약된 손님 4개팀이 취소한다는 연락이 왔다"면서 "예년에는 적에도 2주전에는 연락을 해야 예약이 가능했던 주말 저녁 손님도 이제는 한팀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전통시장에선 상인들의 한숨이 끊이질 않고 있다.
19일 대구 서부권 대표시장인 서남시장에는 손님보다 상인들이 더 많을 정도였다. 간간이 간식거리를 사러 나온 인근 주민들의 모습은 보였지만 그마저도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들었다. 어두운 표정으로 좌판을 정리하던 한 상인은 "사스나 메르스도 겪었지만 이번에는 더 심한 것 같다"면서 "어제부터 개시도 못한 가게들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고 토로했다.


서문시장 동산상가의 상인들은 손님이 워낙 없는 데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불안감으로 일찌감치 문을 닫고 귀가하는 모습도 보였다.
유통가도 코로나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함에 따라 타격을 받고 있다. 고객의 발길이 줄면서 매출 역시 크게 감소했다. 


특히 확진자가 대구지역 백화점 대부분을 돌아다녔다는 '가짜뉴스'가 퍼지면서 백화점은 초비상에 걸렸다. 백화점 매장 대부분에 고객 발길이 끊겼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가짜뉴스로 인해 매장에 고객들을 찾기가 힘들 정도로 고객이 줄었다. 현재 백화점 방역 작업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지역 백화점은 방역당국의 확진자 이동경로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단계별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또다른 백화점 관계자는 "진짜 비상상황이 닥칠 수 있어 단계별로 매뉴얼을 작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구의 중심상권인 동성로도 이날 텅 비었다. 취재진이 낮 12시50분쯤 동성로를 찾았는데, 하루 전날보다 유동인구가 확 줄었다는 게 주변 상인들의 전언이다. 대형 상점은 손님보다 직원들이 더 많았다.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대형 오락실도 사람을 구경하기 힘들었다. 2.23기념중앙공원앞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이모씨(여·29)는 "원래 이 근처에는 평일 이 시간대에도 사람들이 많은 편인데, 오늘은 한산하다"라며 "차가 없어 어쩔 수 없이 버스를 이용하는데 좀 걱정된다"고 말했다. 


동성로 상인들은 울상이다. 동성로에서 분식점을 운영하는 상인은 "하루만에 손님이 이렇게 줄기는 처음이다. 코로나 사태가 빨리 해결돼야 할 텐데 정말 걱정이다"라고 한숨을 쉬었다.
경제부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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