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우아하고 커다랗고 완벽한 곡선

  • 이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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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2-22   |  발행일 2020-02-22 제16면   |  수정 2020-02-22
25인 작가, 낚시로 인생을 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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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조이·에릭 릭스태드 외 지음/ 방진이 옮김/ 304쪽/ 1만5천원

낚시를 취미라고 하기엔 좀 잔인하지 않는가. 강태공처럼 '물고기가 아니라 세월을 낚는다'거나, 소로처럼 '낚시는 물고기를 낚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강과 바다를 사랑하는 25명의 작가가 들려주는 낚시 이야기는 그들이 낚아 올린 월척에 대한 자랑이 아니다. 우정과 사랑, 친구와 가족, 추억과 상실 사이에 있는 모든 것들에 바치는 헌사이다.

25명의 작가들은 각자의 낚시 경험을 통해 세상을 통찰한다.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1위 '조 피케트' 시리즈 작가인 C.J.박스, TV시리즈 트루 블러드와 위즈의 작가인 크리스 오펏, 프랭트 오코너 국제 단편소설상을 수상한 론 래시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아름다움에 대한 모든 것을 손에 낚싯대를 쥐고 있을 때 배웠다. 물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배운 것들은 다른 것으로 대체할 수 없다고 믿는 이들이다. 에릭 릭스태드처럼 알아 주는 낚시광도 있고, 에릭 스토리처럼 버튼만 누르면 되는 캐스팅조차 못하는 낚시 문외한도 있다. 이들이 엔캠프먼트강의 경이로움을 들려주고 낚시를 가르쳐주지 않고 가족을 떠나버린 아버지에 대한 원망도 풀어놓는다. 더는 만날 수 없는 친구에 대한 그리움을 보여주기도 하고 바닷가재를 낚으며 쌓은 이웃 어부와의 우정도 소개한다. 상어들과 함께 헤엄치며 지켜 본 오스트레일리아 밤바다의 경이로운 아름다움도 전해준다.

낚알못(낚시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도 낚시의 아름다움과 강렬한 추억의 힘을 입증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책이다. 이은경기자 le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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