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칠성시장 야시장 코로나19 확산으로 직격탄

  • 오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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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2-20 16:30  |  수정 2020-04-09 12:35  |  발행일 2020-02-21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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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성시장 야시장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겨 한산하다.

"어서 오세요. 많이 담아드립니다." 19일 오후 8시 대구 칠성시장 야시장. 앳된 얼굴의 상인들이 큰 소리를 외치며 몇 안되는 손님들을 붙잡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길거리 음식의 대명사인 야시장이 코로나 19의 직격탄을 맞았다. 야시장의 분위기는 싸늘하기 짝이 없었다. 손님들로 가득했던 개장 초기의 열풍은 온데간데 없었다.

칠성시장 야시장에서 스테이크를 판매하는 정의엽(32·북구 산격동)씨는 "지난 주말에는 날씨가 풀려 장사가 좀 되는 것 같았는데 , 갑자기 대구에 코로나가 확산하면서 손님이 뚝 끊겼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퍼지면서 야시장 상인들의 허탈감은 컸다. 일부 상인들은 아예 장사를 포기한 듯 매대에 불만 밝힌 채 넋을 놓고 있었다. 떡볶이를 판매하는 설모 씨는 "부푼 마음을 안고 이 일을 시작했다, 가족의 생계가 달린 만큼 열심히 하고 있지만 성과가 없으니 힘이 빠진다"고 한숨을 쉬었다.

장사도 장사지만 코로나19 감염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야시장의 특성상 밤 늦은 시간에 중국과 동남아 관광객들을 상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일부 상인들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초기증상을 보여 질병관리본부에 문의를 하기도 했다.

박모(여·38)씨는 "설날에 중국, 베트남에서 온 외국인이 정말 많았다. 중국과 베트남 관광객이 다녀간 이후 두통과 발열이 있어 1339에 문의 전화를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야시장 상인들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해 큰 손실을 보고 있는 만큼 대구시가 야시장 운영에 대한 가이드 라인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야시장 관계자는 "대구시와 야시장 운영에 대한 비상 회의를 진행했는데, 자율적으로 매대를 운영하라는 지침을 받았다. 평소 엄격하게 야시장을 운영하던 것과 달리 자율이라는 이름으로 수수방관하는 것 같아 아쉽다"라고 말했다. 현재 야시장 상인들은 대구시의 지침에 따라 매대를 운영할지, 휴점을 할지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무작정 휴업을 진행하면 손실도 크고, 그렇다고 지금처럼 운영하는 것도 현재 사정에 맞지 않는 것 같다"라며 "상인들의 의견을 취합해 합리적인 운영 방안을 마련하겠다"라고 밝혔다.

글·사진=오주석 수습기자 farbrother@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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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석 기자

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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