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단상] 50일 전에 본 4·15 총선

  • 이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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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2-22   |  발행일 2020-02-22 제23면   |  수정 2020-02-22
김관옥 계명대공공인재학부 정치외교학전공 교수

총선이 5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총선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총선 승리의 변수가 무엇일까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몇 년 사이 우리 정치는 대통령탄핵, 정권교체, 적폐청산과 그 부작용, 선거법 개정, 그리고 야권통합 등 굵직한 변화들이 있었다는 점에서 총선결과에 더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작년부터 이어진 조국사태와 검찰개혁 갈등이 총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특히 2년 후에 있을 대선의 잠재 후보들이 총선결과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도 이번 총선의 파장은 더 커진다.

따라서 4·15 총선은 몇 가지 측면에서 다른 선거보다 더 중요한 정치적, 학문적 시사점을 가지며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들을 제공한다.

우선, 4·15 총선의 성격 규정이다. 문재인정부가 3년이 되어가는 시점에서 치러진다는 점에서 이번 총선은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로 규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 상에 나타난 국민들의 민심은 좀 다르다. 이번 총선을 정권심판으로 보는 시각과 야당심판으로 간주하는 시각이 엎치락뒤치락 팽팽히 경쟁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모두 누가 더 잘못했나가 투표의 기준이 되는 것이다. 역시 4·15총선에서도 미래 비전과 정책이 중심이 되는 전망투표가 이루어지기는 어려울 듯하다.

둘째, 준연동형비례대표제가 기존의 정당체제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지도 중요한 관심사다. 전쟁 같던 여야 간 선거법개정 갈등이 비례대표제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켰다. 특히 자유한국당이 비례의석 확보를 위해 미래한국당이라는 한국정당사 초유의 위성정당을 만들었다. 유권자들이 이런 복잡한 연동형선거제에서 어떤 투표 행태를 보일지 주목된다.

유권자들이 가장 기피하는 것은 자신의 표가 사표가 되는 것이다. 준연동형비례대표제는 정당득표율이 높은데도 지역구 당선까지 미치지 못하는 정당에 비례대표 의석을 우선적으로 할당하기 때문에 사표 우려를 소멸시켜 유권자의 군소정당들에 대한 투표 동기를 제고한다.

이런 맥락에서 비례대표에 대한 분리투표 행태가 연동형제도와 맞물릴 경우 한국정당구도는 실질적 다당제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이 위성비례전문정당을 만들었고 만약 민주당도 유사정당을 만들 경우 대표성과 비례성을 제고시키려는 연동형비례대표제의 취지는 훼손되고 실질적 양당제가 그대로 유지될 것이다. 만약 민주당이 위성정당을 만들지 않을 경우 미래통합당이 위성정당과 합당하면 과반의석 확보도 불가능하지 않다.

셋째, 4·15 총선은 2년 후 대선 후보군을 미리 추리는 역할을 하게 된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현 시점에서 대선 지지율에서 1· 2위인 이낙연 민주당 선대위원장과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각각의 당에서 총선을 주도하는 상황에서는 그 결과에 따라 한 사람은 치명적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다. 특히 이낙연 위원장과 황교안 대표가 종로지역구에서 정면으로 맞붙는 상황에서는 승패여부가 이들의 정치적 생명력을 좌우하게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 '빅 매치'가 총선승리 전체를 담보하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정치는 극심한 진통 속에서 전개되고 있다. 사회는 균열되고 갈등은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대의정치는 무력화되고 광장정치가 기승을 부린다. 문제해결은 정치가 할 수밖에 없다. 정치권의 역량 강화는 결국 주권자인 유권자의 몫이다. 유권자들의 투표만이 정치 역량을 강화하고 대의정치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김관옥 계명대공공인재학부 정치외교학전공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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