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아트피아에서 이달 열릴 예정이던 피아니스트 김선욱의 공연이 다음달로 연기됐다가 다시 9월로 두차례 연기됐다. 이번 공연에서 김선욱은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맞아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를 연주할 예정이었다. |
루트비히 판 베토벤(1770~1827)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특히 사랑하는 음악가 중 한 명이다.
올해는 베토벤 탄생 250주년이 되는 해이다. 이에 따라 올해 문화계의 핫 이슈 중 하나가 바로 '베토벤'이다. 최근 책과 음반 시장에서 세계적인 음악가 탄생 2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책과 음반이 잇따라 발간·발매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국내에서 선보일 예정이던 베토벤 관련 공연은 잇따라 연기 또는 취소되고 있는 상황이다.
◆책과 음반으로 베토벤 추억하기
지난달 중순 발간된 '베토벤: 절망의 심연에서 불러낸 환희의 선율'은 베토벤의 삶을 가능한 객관적으로 그려내고자 한 책이다.
바이올리니스트 겸 음악 칼럼니스트 최은규가 쓰고 아르떼 출판사가 펴낸 이 책은 '세상을 떠들썩하게 할 음악가의 탄생' '베토벤을 만든 사람들' '빈을 사로잡은 즉흥연주의 귀재' '작곡가로서의 도약, 더 넓은 무대로' '굴욕과 패배에서 영광과 승리로' '내 삶을 구원한 것은 음악뿐이었다'를 소제목으로 베토벤의 발자취를 따라간다.
코로나19로 인해 대구 공연이 3월에서 4월로, 4월에서 9월로 연기된 피아니스트 김선욱. |
책은 '베토벤, 귀가 멀다' '귀먹은 작곡가' '청각장애, 한계, 그리고 소명' '귀를 대신한 도구들' '소리를 그리다' 등의 소제목으로 음악가에게 가장 중요한 감각인 청각을 잃은 베토벤이 어떻게 뛰어난 창작을 할 수 있었는지를 설명한다. 베토벤이 자신의 한계(장애)를 받아들인 채 그 경계를 넓히려 시도했고, 이에 위대한 음악들이 탄생할 수 있었다고 강조한다.
최근 발간된 '당신에게 베토벤을 선물합니다'(임현정 지음·원앤원북스)는 베토벤 탄생 250주년 특별기획으로, 피아니스트 임현정이 베토벤의 음악과 삶에 대해 쓴 책이다.
관련 서적 외에도 빈 필하모닉의 베토벤 교향곡 전곡 연주 음반 등 여러 버전의 '베토벤 탄생 250주년 기념 음반'들이 온라인상에서 예약 판매를 하고 있다.
◆베토벤 관련 공연 줄줄이 연기·취소
'3월26일'은 베토벤이 세상을 떠난 날이다. 이 때문에 올해 3월 전국적으로 베토벤 관련 공연이 예정돼 있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연기 또는 취소되고 있다.
대구에서는 수성아트피아에서 지난 13일 열릴 예정이던 피아니스트 김선욱의 피아노 리사이틀이 오는 4월19일로 연기됐다가 오는 9월8일로 또 한차례 연기됐다.
베토벤이 주력 레퍼토리라고 할 수 있는 김선욱은 당초 이달 공연에서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맞아 베토벤의 후기 소나타 30, 31, 32번을 연주할 예정이었다. 주최 측은 코로나19가 확산된 탓에 공연 연기를 결정하게 됐다고 공지했다.
17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릴 예정이던 루체른 스트링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내한공연도 코로나19 확산으로 취소됐다. 해당 공연은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맞이해 기획된 공연이었다.
또 13일 베토벤 탄생 250주년 기념 연주 등을 할 예정이던 홍콩필하모닉의 광주 공연도 코로나 사태로 인해 취소됐다.
클래식 애호가인 대구의 직장인 신모씨(41)는 "올해 좋은 베토벤 공연이 많을 것이라 지난해부터 기대가 컸는데, 지금 코로나19 때문에 상황이 상황인지라 제대로 공연이 진행될지 모르겠다. 빨리 코로나 사태가 안정돼 가을에는 풍성한 베토벤 공연을 만나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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