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신세를 졌다. 지금 대구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마스크를 보내는 것이다"

  • 김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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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2-25   |  발행일 2020-02-26 제15면   |  수정 2020-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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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활동하는 김기선씨가 대구로 보낼 마스크를 두고 대구경북을 응원하고 있다. 김기선씨제공

"대구에 신세를 졌습니다. 지금 대구를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마스크를 보내는 것 뿐이어서 안타깝습니다."

일본에서 활동하는 여가수 김기선씨(50)가 24일 대구시민들에게 나눠 주라고 마스크 100장을 영남일보로 보내왔다. 또 900장을 더 구해서 보내겠다고 했다.

김 씨는 대구 동구자원봉사센터가 쪽방촌 사람들에게 줄 마스크 모이기 운동을 한다는 소식을 영남일보 간부의 페이스북에서 보고, 급하게 확보한 마스크 100장을 영남일보로 보내왔다. 김 씨는 3년전부터 대구 컬라풀페스티벌에 공연자로 참가했고, 대구에는 '기사모'라는 자신의 팬클럽이 있다. 그래서 김 씨는 영남일보와의 통화에서 "대구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권영진 대구시장과 배지숙 시의회 의장이 따뜻하게 대해준 것도 기억한다"고 덧붙였다.

김 씨는 자신을 사랑해 준 대구에서 대규모로 코로나19가 발병하자, 마스크를 대구에 보내기로 했다. 일본 역시 코로나19로 비상이 걸려, 마스크 구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았다. 그래서 우선 서울의 지인을 통해, 서울에서 구한 마스크 100장을 영남일보로 보냈다.

그리고나서 자신이 거주하는 도쿄에서 마스크를 구했다. 열흘 이상 도쿄의 수많은 편의점을 찾아 다니면서 확보한 마스크 300장을 25일 영남일보로 발송했다. 이중 100장은 경북이 고향이라는 도쿄의 한 편의점 주인 배한수씨가 협찬한 것이라고 전했다.

김씨는 "행여 대구로 배송이 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가능했다. 우체국 직원의 말에 따르면 중국으로는 배송이 안된다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열흘 뒤면 600장도 제 손에 쥘 것 같다. 1천장을 대구로 보내겠다는 계획했는데, 이룰 수 있게 돼 다행이다"고 말했다.

김 씨는 "마스크 살 형편이 되지 않는 어려운 분들이나 의료진들에게 전달됐으면 좋겠다 "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구의 팬클럽 회원들은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분들이어서, 자체적으로 구할 수 있는 분들이다. 그 분들은 제가 보낸 마스크를 받지 않았다하더라도 서운해할 분들이 아니다"면서 웃었다.

그러면서 그는 "대구경북민들은 강하기 때문에 이번 위기를 잘 극복할 것으로 믿는다"며 응원했다.

대구에서 면 마스크를 생산하는 천우섬유의 박재용 대표(56)도 24일 영남일보로 마스크 100개를 보내왔다. 영남일보CEO아카데미 8기 회원인 박 대표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동구 자원봉사센터의 마스크 모으기 운동 소식을 듣고, 마스크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전해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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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용 천우섬유가 자신의 매장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박재용 제공


박 대표는 "의료진이나 방역 현장에 있는 분들이 아니면 고급 1회용 마스크를 착용할 필요가 없다"며 "면 마스크는 빨면 여러차례 착용가능하며, 폐기할 때도 1회용 보다는 훨씬 편리하다"고 말했다.

천우섬유는 '고따부따'라는 이름의 브랜드를 가진 남성용 팬티를 만드는 업체이나, 코로나19로 마스크 품귀 현상이 빚어지자 면 마스크도 생산하고 있다.

영남일보는 김기선씨와 박 대표가 기증한 마스크 대부분을 동구자원봉사센터를 통해 쪽방촌에 전달했다. 또 김기선씨가 추가로 보내올 마스크는 동구자원봉사센터뿐 아니라 대구시에 전달해 의료진 등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김진욱기자 jwook@yeongnam.com 박태칠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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