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세상] 한국경제 위기는 오는가

  • 이은경
  • |
  • 입력 2020-02-28   |  발행일 2020-02-28 제22면   |  수정 2020-02-28
우리경제 경쟁력 취약한데
코로나사태 겹쳐 위기 가중
정부의 정책기조 안바뀌면
장기불황 가능성 배제못해
자칫 제2 외환위기 올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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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친데 덮쳤다고나 할까? 가뜩이나 경기가 좋지 않아 힘든데 코로나19까지 겹쳐서 경제가 정말 말이 아니다. 더구나 대구는 코로나가 강타하여 가히 초토화란 말이 어울릴 정도이다. 총선을 앞두고 상황이 이러하니 정부는 뒤늦게 현 상황을 '심각'으로 상향조정하고 각종 대책을 강구하느라 허둥대고 있다. 한편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자 일부 보수경제학자들이 경제위기 가능성을 경고해 왔는데 이제 이것이 현실이 될까 우려스럽다. 과연 경제위기가 올 것인가?

경제위기란 대내외적인 충격으로 인해 대외채무를 이행할 수 없어서 디폴트를 선언해야 하는 상황을 말한다. 경제가 어려워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내려가는 상황도 위기라고 볼 수 있지만 이것은 일반적으로 불황이라고 정의하고, 경제위기는 좁은 의미의 외환위기를 뜻한다.

현재 경제상황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IMF위기 때와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외환위기 조기경보지표로 (외환보유액)/(단기성외채+경상수지적자) 비율이 사용되는데 이는 우리가 대외적으로 부담해야 할 액수에 비해 우리가 지불할 수 있는 외환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가를 나타내는 지표이다. 우리경제는 1997년 말 당시 경상수지가 108억달러 적자였고 대외채무가 1천617억달러였는데 그 중 1년 만기 단기성채무는 584억달러였다. 그러나 외환보유고는 197억달러에 불과했다. 이 지표에 의하면 IMF위기 당시 조기경보지표는 0.29여서 대외상환해야 할 부담액이 우리가 지불할 수 있는 외환보유고의 3배 이상이나 되었음을 알 수 있다.

결국 IMF를 비롯한 국제기구에서 긴급구제금융을 지원받아 디폴트는 면했지만 IMF가 요구하는 혹독한 긴축과 구조조정조건을 이행해야만 했고 우리 경제는 엄청난 고통을 당하였다.

그러나 현재 우리 경제의 경상수지는 2019년 말 기준 600억달러 흑자이고 외환보유고는 3천978억달러가 적립되어 있다. 반면 대외채무는 4천670억달러이고 그 중 단기성 채무는 1천345억달러이다. 따라서 조기경보지표는 5.34이기에 우리가 지불해야 할 부담액의 5배 이상을 외환으로 보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당장 디폴트 가능성은 없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시점에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코로나 리스크로 인한 영향이다. 현재 코로나로 인해 중국수출이 격감하고 있고 관광객도 감소하여 경상수지 적자요인이 계속 쌓이고 있다. 국내 서비스산업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이것보다 더 심각하여 노무라증권은 코로나가 장기화되면 올해 성장률은 0.5%로 추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경제는 좌파정책으로 말미암아 코로나 발생이전부터 경쟁력이 상당히 취약해 있는 상황이다. 자영업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도산이 늘고 있고, 기업도 기업환경의 어려움으로 인해 해외이전이 늘고 있다. 따라서 현재와 같은 정부의 정책기조가 바뀌지 않는다면 장기불황의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게다가 미중무역 갈등과 코로나로 인한 중국발 위기가 가시화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워 만에 하나 위기가 발생한다면 경상수지 적자반전, 자본의 해외유출 급증, 외환보유고 고갈로 제2의 외환위기를 맞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미국, 일본과 통화스와프가 체결되어 있지 않은데다 정책협조도 기대하기 어려워 IMF 때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 아무쪼록 유비무환해야 할 때이다.

이영세 (전 대구사이버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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