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여야대표, 코로나 합의문 주목…입국금지 '이견' 예상

  • 입력 2020-02-28 11:49
'초당협력' 기조 속 추경 등 예산집행, 마스크 공급 등 민생대책 논의
경제활력회복·감염병 대응역량 강화 등 장기과제도…'국민기구' 등 제안 나올듯
'중국인 입국금지' 입장충돌 가능성…총선연기론·비례정당 등 거론될지 관심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4당 대표가 28일 오후 국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대기로 하면서 정치권이 내놓을 초당적 대응방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 대통령은 물론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 민생당 유성엽 공동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 등 참석자 모두 철저한 방역과 민생·경제 충격 최소화에 힘을 모아야 한다는 입장인 만큼 이날 회동 후 합의문이 나올 가능성도 큰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청와대 측과 여당, 야당 측은 본격 회동 이전에 만나 합의문을 조율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야당을 중심으로 정부 대처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올 것으로 보이며, 특히 중국인 입국금지 문제를 두고는 마찰이 빚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또 코로나19 문제와 맞물린 총선 연기론 등이 거론되거나, 나아가 최근 정치권의 현안인 비례정당 문제를 두고 공방이 벌어지리라는 예상도 흘러나온다.

◇ '초당대처' 한목소리…추경·경제활력·감염예방 역량강화 등 논의될 듯


이날 회동은 문 대통령 취임 후 처음 국회에서 열리는 것으로, 여기에는 이번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여야 정치권의 초당적 협력이 필요하다는 문 대통령과 청와대의 절박감이 녹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회동에서도 여야 대표들이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국가적 비상사국'을 헤쳐나가는 데 힘을 모아달라고 강력히 당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정부가 이날 오전 총 20조원 규모의 민생안정·경제활력 보강책을 내놓은 만큼, 문 대통령은 예산의 빠른 집행에 더해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의 신속한 국회 심의를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도 조속한 추경 처리의 필요성과 함께 코로나19로 심각한 타격을 입은 대구·경북 지역에 대한 지원방안을 거론할 것으로 전망된다.


황 대표는 코로나19 사태로 무너진 민생 경제를 회복하기 위해 소상공인·서민 지원에 정부가 팔을 걷어붙여야 하고, 야당인 통합당도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밝힐 예정이다. 


이밖에 마스크 공급 문제, 어린이집 휴원·개학 연기 등에 따른 맞벌이 부부의 애로사항 등에 대해서도 정부와 정치권이 특단의 지원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도 논의할 에정이다.
민생당 유성엽 대표는 '코로나19 추경을 즉시 실시하되 중소기업·소상공인·농축산어업인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을 우선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유 대표는 아울러 감염병 등에 근본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중장기적인 보건정책 추진을 제안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코로나19 사태를 시급히 돌파하도록 여야가 정쟁을 중단하고 합심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심 대표는 특히 마스크 수급과 관련해 '정부가 100% 공적 공급을 하면서 산후조리원과 요양원 등을 중심으로 무상 공급해야 한다'는 제안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신속한 추경 및 예산집행 방침이나 마스크 공급대책 등 민생·안전 대책의 경우 여야간 견해차가 크지 않은 만큼 합의문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최대 피해지역으로 꼽히는 대구·경북에 대한 강력한 지원대책 역시 큰 틀에서 공감대를 형성한 부분이다.
이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할지에 대해서도 회동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아직 '검토' 단계라고 설명하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대규모 예산투입이 결정된 만큼 특별재난지역 선포가 실익이 크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만 여야 정치권에서 선포 요구가 나올 경우 이날 회동에서 이를 수용하는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어렵다.


이번 사태 이후 장기적인 시장충격 극복 및 경제활력 제고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일례로 유 대표는 또 국내 경기 부진의 원인을 명확하게 규명하기 위한 별도의 국민기구(경제대책 국민회의) 발족 제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감영병 대응체계 개선을 위한 장기과제 역시 이번 회동 의제가 될 수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과거 메르스 사태 등에서도 느꼈지만, 감염병 충격이 지나간 뒤에는 시스템 개선 문제가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에 대한 보완책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 '중국인 입국' 문제 등 정부대처 놓고 '이견'…비례정당 문제 논의도 관심


이처럼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초당적 협력에는 여야가 한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정부의 대처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어 이 부분에서 의견이 부딪힐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청와대와 여권 내에서는 신천지 집단감염 사태라는 돌발변수가 있기는 했지만 이를 제외한 대처는 양호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실제로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우리나라의 특별입국절차부터 방역당국의 대응을 한 외신은 '독보적'이라고까지 표현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통합당 등 야당에서는 정부의 초기대응을 '실패'로 규정하고 비판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인 입국 전면금지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를 수 있다.
통합당의 경우 정부가 사태 초기에 중국인 입국 금지 등의 과감하고 선제적인 대응을 하지 못해 지역감염까지 사태를 키웠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황 대표는 또 실효성 논란이 있지만, 감염원을 원천 차단해야 한다는 점에서 여전히 중국인 입국금지를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황 대표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초기 대응 미흡과 실패를 명확히 지적해야 '재탕 대응'으로 문제가 반복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며 "감염원 차단부터 해놓고 내부 방역과 치료에 집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청와대에서는 전날 "정부가 중국인 입국을 전면 금지하지 않는 것은 방역의 실효적 측면과 국민의 이익을 냉정하게 고려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공방이 예상된다.


이날 회동에서 총선 연기론이나 민주당의 비례정당 추진 가능성이 거론될 가능성도 있다.
앞서 민생당 유 대표는 코로나19 극복에 역량을 쏟기 위해 총선 연기도 진지하게 검토해봐야 한다고 공개 제안한 바 있다. 


민생당과 정의당은 최근 민주당 안팎에서 거론되는 비례정당 가능성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 정당은 이 자리에서 민주당을 향해 지난해 '4+1'(민주당·옛 바른미래당·옛 민주평화당·정의당+옛 대안신당) 합의로 통과시킨 공직선거법 개정 취지에 배치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는 우려를 전달할 가능성이 있다. 연합뉴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정치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