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고객 대면 대구경북 금융권 마스크 확보 비상

  • 홍석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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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3-04   |  발행일 2020-03-05 제16면   |  수정 2020-03-04

대구의 모 저축은행 A이사는 요즘 인터넷쇼핑몰을 뒤지거나 대형 유통매장을 다니는 게 일과가 됐다. 하루 종일 고객들과 상담을 해야 하는 10여명의 영업점 근무자들이 사용할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서다. 지난달 대구에 확진자가 발생하기 전 3천개를 구입했 놨지만 어느덧 바닥이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A이사는 "최소 이달말까지 버틸려면 2천개 정도는 있어야 되는 데 구할 방법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대구·경북 지역 금융권에 마스크 비상이 걸렸다. 불특정 다수 고객과 직접 대면해야 하는 금융업 특성상 마스크가 필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4일 지역 금융권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지난 2일 대구·경북지역본부에 3만5천여장의 마스크를 우선 지급했다. 대구·경북의 새마을금고 직원이 2천300여 명인 것을 감안하면 영업일 기준 약 3주간 버틸 수 있는 물량이다.

신협중앙회도 최근 대구·경북본부에 1만여장의 마스크를 공수했다. 1천100여명의 직원이 일주일 남짓 쓸 수 있는 분량이지만 지역본부는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지역본부 관계자는 "사태가 언제 진정될 지 모르는 상황에서 업무필수품인 마스크가 보유량이 부족해 긴장 상태"라고 말했다.

실제로 일부 2금융권 지점에서는 마스크 공급이 안돼 직원들이 개인적으로 구입하거나 일회용 마스트를 며칠씩 사용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그나마 대구은행은 상황이 나은 편인다. 대구은행은 3천400여명의 직원들이 약 한달 동안 사용할 마스크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사태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추가적인 물량확보 방안도 강구중이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지역에 확진자가 발생하기 이전에 마스크를 납품받아 놓은 물량이 아직 여유가 있는 상황"이라면서 "하지만 마스크 품귀현상이 심화돼 향후 물량 확보에 대해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지역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는 필요할 땐 금융을 공공재로 분류해 갖은 규제를 들이대면서 정작 위기 상황땐 사기업이라면서 지원대상에서 제외한다"면서 "적어도 금융사 지점이 전염병 확산의 통로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마스크 구입이라도 가능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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