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럽·중동 코로나 동시다발 확산…전문가 "팬데믹 단계"

  • 입력 2020-03-09   |  발행일 2020-03-09 제15면   |  수정 2020-03-09
워싱턴DC서도 첫 양성 보고
伊 북부 1600만명 이동 통제
이집트 크루즈도 대규모 감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각각 이란과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중동과 유럽에서 창궐하고, 미국 전역에서는 동시다발로 사망자·감염자가 나오며 본격적인 유행이 시작될 조짐이다.

지난 7일(미국동부 현지시각) 미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남극을 제외한 전 대륙에서 확산하며 사실상 '대유행(팬데믹) 단계'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이날 미국에서 코로나19는 31개 주(州)로 번지며 급속도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서부 워싱턴주에서 2명이 추가로 숨져 사망자가 모두 19명으로 늘었고, 전체 감염자는 440명을 돌파했다.

태평양 연안의 캘리포니아주는 물론이고, 수도 워싱턴에서도 양성 추정 환자가 처음으로 발생하는 등 동부에서도 감염자가 속출했다. 양성 추정 환자는 주나 카운티, 시 단위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지만 질병통제예방센터(CDC)로부터 확진 판정이 나오지 않은 단계를 가리킨다.

워싱턴의 첫 환자는 이 지역 50대 남성으로 감염지역 여행이나 감염자와의 접촉이 없었다는 점에서 지역사회 감염 사례로 의심된다.

미국 뉴욕주는 확진자가 89명으로 늘며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날 오후 6시 기준 이탈리아 전국 누적 확진자 수는 5천883명으로 전날 대비 무려 1천247명(26.9%) 증가했다. 이탈리아에서 신규 확진자수가 1천명을 넘긴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누적 사망자수는 전날 대비 36명 증가한 233명으로, 중국 밖에서 가장 많다.

무서운 확산세에 이탈리아 정부는 이날 경제·금융 중심도시인 밀라노를 비롯한 롬바르디아주 전역과 에밀리아-로마냐·베네토·피에몬테주에서 모데나, 파르마, 피아첸차, 파도바, 트레비소 등 11개 지역을 추가로 '레드존'으로 지정, 봉쇄령을 내렸다.

BBC는 레드존 확대로 이동에 통제를 당하는 이탈리아 인구가 현재의 5만명에서 1천600만명으로 늘어난다고 보도했다.

중동 각국 보건 당국의 발표를 종합하면 중동 13개국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6천218명으로 전날에 비해 1천155명(22.8%) 증가했다.

중동에서 가장 감염 피해가 심각한 이란은 이날 사망자가 21명 추가돼 모두 145명이 숨졌다. 이집트에서는 나일강을 오가는 크루즈선 '리버 아누켓'호의 이집트인 승무원 12명이 6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7일 승객 등 탑승자 33명이 감염된 사실이 밝혀졌다. 앞서 이집트 보건부는 이 배를 남부 룩소르에 정박하도록 한 뒤 관광객 101명과 승무원 70명을 선상 격리하고 검사를 실시해 이집트인과 외국인 각각 14명과 19명이 추가로 감염된 사실을 확인했다.

이날 오전 세계보건기구(WHO) 발표 기준으로 전 세계 확진자 수가 10만명을 넘어섰다. WHO는 각국의 보고를 취합해 일일 보고서를 발표하므로 각국 통계를 합산한 외신 보도와 WHO 발표 사이에는 시차가 있다. CNN 등 외신은 앞서 6일 전 세계 확진자가 10만명에 도달했다고 보도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대유행 단계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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