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합 줄어 불이익 걱정" 고3 야구선수의 속앓이

  • 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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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3-09   |  발행일 2020-03-09 제21면   |  수정 2020-03-09
■ 주말리그 등 줄줄이 연기
진학·프로입단 중요한 시기
연습경기도 부족해 '속앓이'
스카우터들 "조바심 불필요
드래프트 시기는 변경 고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고교야구 주말리그가 연기돼 지역 고교야구 선수와 학부모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이하 협회)는 오는 21일 개막 예정이던 2020 고교야구 주말리그를 비롯해 3월 개최 예정인 각 급 야구·소프트볼 전국대회 개최를 잠정 연기했다.

협회는 "전국적으로 확진자가 계속해 증가하고 코로나19 감염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로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전국대회를 예정대로 개최하는 것은 학생 선수를 비롯한 대회 참가 선수단과 학부모, 관중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해 연기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고교야구 선수들의 프로 입단 및 진학에 중요한 대회인 주말리그 등이 연기됨에 따라 지역 학생 선수들은 귀중한 시기를 놓치게 되진 않을지 걱정하고 있다.

대구 A고교 야구부의 한 선수(3학년)는 "여느 수험생들과 마찬가지로 학생 선수들도 고교 3학년 때 성적이 프로 입단이나 대학 진학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코로나 때문에 동계훈련은 물론이고 연습경기도 못했다"며 "시합이 줄어들어 기준을 못 채우거나 불이익을 받게 될까 봐 걱정이 된다"고 토로했다.

학부모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고교야구 선수를 둔 한 아버지는 "작년만 하더라도 대구지역 학교와 타 지역 학교들이 대구에 모여 7~8경기를 하고, 타 지역으로 가서도 7~8경기 정도 치르는 등 20경기가량 연습게임을 했지만 올해는 코로나가 급격히 확산되기 전에 치른 3경기 정도가 전부"라면서 "경기뿐만 아니라 연습도 제대로 못 하고 있다. 학교 운동장을 비롯해 거의 모든 체육시설들이 문을 닫았고, 사설 연습장을 이용하려고 해도 건강·비용 등의 문제로 쉽지 않다. 1·2학년 때 많이 보여주지 못한 학생들은 3학년 때가 마지막 기회인데, 코로나 때문에 이 기회마저 줄어들거나 무산되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고교야구 지도자들도 밀린 일정 때문에 애를 태우고 있다. B고교 야구 감독은 "연습경기는 수능 모의고사다. 3학년들은 한참 실력을 보여줘야 할 시기인데, 경기는 물론이고 팀·개인훈련 가릴 것 없이 할 수 없는 상태다. 특히 대구는 시기적으로 타 지역보다 2주 정도 손해를 보고 있다"며 "대학 입시 기준은 나와 있는데 일정은 빠듯하다. 급하다 보면 부상도 많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C고교 야구 감독은 "수시가 9월인데 수시 기간을 연기하는 등 입시 방법 개선을 협회에 요청하고 있다. 학사 일정이 4주 정도 연기돼 아마 수시가 미뤄진다고 하더라도 4주가 최대치일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이 같은 일정들을 다 맞추기 위해선 주말리그의 경우 주말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주중에도 경기를 치르는 방안도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프로야구 스카우터들은 너무 조바심을 낼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프로야구 스카우트팀 한 관계자는 "코로나 여파로 지역별 고교야구 윈터리그가 열리지 못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선수 파악을 할 시간적 여유는 있다"면서 "다만, 코로나 사태 진정이 늦어져 6~7월까지 이어진다면 드래프트 시기 등은 변경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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