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풍-구지 향토사가 곽정섭씨...20년 전부터 초·중학생 대상 테마답사 진행

  • 송은석
  • |
  • 입력 2020-03-24   |  발행일 2020-03-25 제16면   |  수정 2020-03-25
구지를 찾는 답사모임은 물론
전국 현풍 곽씨 문중 대상 해설 도맡아

 

곽정섭
향토사연구가 곽정섭씨가 석문산성 석벽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여기가 420년 전 곽재우 장군이 쌓았던 석문산성 석벽 일부가 남아 있는 구간입니다. 또 절골 산성 입구에는 좌우로 깎아지른 듯 솟아 있는 벼랑이 있는데 그 아래에 아들바위, 딸바위라 불리는 아주 영험한 바위가 있죠."

 


대구 달성군 구지면 오설리 한 농막에서 만난 향토사연구가 곽정섭씨(69). 그는 구지면 오설리 출신으로 현풍·구지 향토사를 연구하는 재야학자이자 마을기업 영농조합법인 오산농원을 운영하는 농사꾼이다. 제도권에서 역사를 공부한 이력은 없지만, 현풍·구지 향토사 연구가로는 오래전부터 알려진 그다. 지금도 많은 이들이 이 지역 향토사에 관한 자문을 받기 위해 곽씨를 찾는다.


1979년 늦깎이로 대구 북구수도사업소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한 그는 2010년 대구 서구청에서 정년퇴직했다. 어려서부터 문중사와 지역사를 중시하는 가풍에서 자란 탓일까. 공직생활을 하면서도 틈만 나면 향토사를 연구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에게 기회가 왔다. 1990년 서구청 주관 관내 초등학생 답사프로그램에 해설사로 활동을 하게 된 것이다. 이후 그는 서구청이 주관하는 각종 답사프로그램에 전담해설사로 활동했다. 


특히 1999년부터는 방학을 이용해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테마 답사를 진행했다. 그가 기획한 테마는 신라, 가야, 유교, 의병이다. 최근 정부 시책으로 시행되고 있는 신라, 가야, 유교 3대 문화권사업과 비교해보면 그의 기획이 10년 이상 빨랐다. 이를 계기로 그의 활동 폭은 더 넓어졌다. 현풍, 구지를 찾는 답사모임은 물론, 현풍을 찾는 전국 현풍 곽씨 문중 대상 해설 역시 '문중유산해설사'란 직책으로 그가 도맡았다. 


그는 문화유산해설뿐만이 아니라 문화유산 발굴과 홍보에도 일가견이 있었다. 2005년 지인과 함께 달성군 유가읍 양리 사효굴에서 옛 '四孝窟(사효굴)' 바위글씨를 발견했고, 같은 해 서구 평리3동 당산나무 스토리를 지역 언론에 알려 주변 정비사업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2007년 평리동에 있었던 조선 시대 대구 사직단의 존재를 세상에 알렸으며, 구지면 석문산성과 아들바위, 딸바위 등 지역에서조차 잊혀져가는 유적을 발굴하고 알리는 일에 열심이다. 그는 "한 때 전통과 역사에 무관심한 세태를 개탄했지만, 요즘은 인식이 많이 높아져 다행이다"라며 "역사를 전공한 딸아이가 대학원에서 논문을 준비하면서 아빠에게 이런저런 조언을 구할 때 참 보람 있었다"고 말했다.
글·사진=송은석 시민기자 3169179@hanmail.net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시민기자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