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사태 극복" 여행비 경비를 성금으로 내놓은 정선자, 노영희씨

  • 최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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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3-10 14:01  |  수정 2020-03-10

 

노영희,정선자씨
코로나 19 사태 해결을 위해 같이 모아온 여행자금을 기부한 노영희(왼쪽)·정선자씨. 정선자씨 제공

"코로나 19로 어려움을 겪는 이웃에 마스크라도 사서 주세요." 


어려운 형편에 제주도 여행을 위해 친구와 함께 모아놓은 돈을 선뜻 내놓은 이들이 있다. 주인공은 정선자(61·대구 동구 지저동)·노영희씨(62·대구 수성구 만촌동)다.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해오던 두 사람은 서로 마음이 잘 통해 둘도 없이 친한 친구 사이다. 이들은 살기 바빠 한 번도 가지 못한 제주도 여행을 꿈꾸며 2년 전 적금을 시작했다. 일정한 금액은 아니지만, 그때 형편에 따라 조금씩 돈을 모아왔다. 


그러다 최근 코로나 19로 일자리가 줄어들고 각종 언론 보도를 접하면서 문득 여행을 위해 준비한 돈이 생각났다. 정씨는 친구 노씨에게 전화를 했다. 


"지금까지 제주도 안 가보고도 살았는데 우리 이 돈 코로나 19를 위해서 사용하자. 여행은 또다시 모아서 가자"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노씨는 망설임도 없이 "나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화답했다.


정씨는 친구 영희의 말을 듣는 순간 가슴이 먹먹하고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정말 어려운 형편인데도 불구하고 우리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이 예쁜 친구.


'쇠뿔도 단김에 빼라'는 속담처럼 정 씨는 관리하던 통장을 들고 바로 은행으로 가서 돈을 인출해 지난달 28일 동구 지저동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하여 성금을 냈다.


정 씨는 "적은 금액이라 부끄러워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치듯 나왔다"며 "최근 코로나 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보면서 너무 가슴이 아팠고 작은 도움이라도 보태고 싶었다"고 수줍게 말했다.


노 씨는 "여행을 위하여 준비한 돈이 이렇게 유용하게 사용되어 기쁘다. 우리는 건강하니까 지금부터 다시 돈을 모아서 제주도 여행은 가면 된다. 하루빨리 코로나 19 사태가 종료되기를 기도 한다"며 안타까워했다.
김점순 시민기자 coffee-3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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