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는 것보다 늙는 게 걱정인-불편하고 쓸쓸해도 '늙음'을 즐겨라

  • 이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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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3-14   |  발행일 2020-03-14 제16면   |  수정 2020-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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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홀 지음/ 동아시아/ 240쪽/ 1만5천원

"서른 살은 겁나는 나이였고 마흔 살이 되던 날은 술을 많이 마신 탓에 눈치채지도 못한 채 지나갔다. 50대가 최고였는데 인생이 완전히 달라졌다. 60대가 되자 50대의 행복이 연장되기 시작했다. 그 후의 여러 해를 돌아보면 마치 다른 우주로 여행을 온 것 같다."

평생 40여권의 책을 출간한 저자는 2006~2007년 미국 의회 도서관이 임명하는 '계관 시인'의 칭호를 얻었으며, 2010년엔 미국 문화 발전에 공헌한 예술가에게 주는 '국가예술훈장'을 받은 인물이다. 여든이 넘어서도 매일매일 글을 썼던 저자의 에세이 14편을 모은 마지막 책이다.

있는 그대로 현재를 응시하고 맞이하는 여든의 시인은 늙음을 포장하지 않는다. 늙음이 대체로 불편하고 쓸쓸한 것들과 함께한다는 사실도 숨기지 않는다. 그 불편함을 토로하기보다는 늙어서 좋은 것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자기 연민을 걷어낸 자리에 근사하고 담백한 문장으로 인생과 조우하는 진짜 방법을 이야기한다. 불편하고 쓸쓸하더라도 좋아하는 일을 계속하라고. 탄식하고 우울해하는 것보다는 창가에 앉아 새와 헛간과 꽃들을 바라보며 즐거워하는 편이 더 낫다고. 매일 비슷한 날들이 이어질지라도 죽기 전까지 삶은 계속되기 때문에. 이은경기자 le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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