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유치원과 초중고 개학 지연...학부모 피로감은 커져만 가

  • 서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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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3-16 18:10  |  수정 2020-03-17 08:57  |  발행일 2020-03-17 제4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막기 위해 전국의 유치원과 초·중·고 개학이 늦춰지면서 아동들을 돌봐야 하는 학부모들의 피로감도 함께 커지고 있다.

네 살, 다섯 살 두 아들을 키우는 김모씨(여·29)는 코로나19로 유치원 운영이 중단되자 운영하던 네일샵 문을 2주 정도 닫았다. 김씨는 "지난달 19일부터 아이들을 유치원에 보내지 못하고 있다.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가게 문을 닫았다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지난 3일부터 다시 시작했다. 예약이 잡히면 부모님 댁에 아이들을 보내놓고 일을 보는 상황이다"면서 "매일 아이들과 학습지, 색칠놀이, 촉감 놀이 등 다양한 놀이를 생각하고 있지만, 개학이 연장된다면 무엇을 해주어야 할지 고민이다"고 했다. 네 살 딸아이를 키우는 최모씨(여·33)는 "집에서 매일 똑같이 요리, 종이접기, 인형 놀이 등을 하니 아이가 많이 답답해한다"면서 "유튜브를 보여주는 것도 이젠 지친다. 아이가 놀이터에 나가자고 울고불고 떼쓰는 상황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가 어서 끝났으면 좋겠다"고 했다.

대구 맘카페에서도 길어지는 코로나19 상황으로 지쳐가는 학부모의 피로감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지난 12일 한 카페에는 '가정 보육하는 5세들 모두 안녕한가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게시자는 "어린이집을 못 가니 집에서 보육하면서 해줄 수 있는 미술놀이, 스티커 놀이, 주방놀이 뿐이다. 눈 떠서 눈 감을 때까지 종일 짜증이다"고 했다. 이어진 댓글에는 "우리 집도 겨우겨우 버티고 있다", "더는 할 게 없어 보여주기 싫었던 유튜브를 보여주고 있다", "아침에 눈 뜨는 게 무섭다. 온종일 텔레비전 보면서 노는 게 전부이다"등 반응이 이어졌다.

학교가 휴교한 지 3주가 넘어가면서 워킹맘들의 고민도 깊어져 가고 있다. 교육청은 유치원과 초·중·고 휴업으로 인해 긴급 돌봄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혹시 모를 감염 우려로 이용률이 저조한 상황이다. 16일 대구시 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13일 유치원·초등학교에 대한 긴급 돌봄 수요 조사를 한 결과, 대구 지역 전체 유치원생 3만6천 81명 중 1.0%(365명)가 긴급 돌봄을 신청했으며 초등학생의 경우 전체 12만 288명 중 0.2%(223명)가 신청했다. 워킹맘 A씨(여·35)는 "현재 아이를 울산 친정에 보내놨다. 부모님이 힘들어하셔서 아이를 데리고 와야 하는 상황이다"면서 "긴급돌봄교실에 보내자고 하니 코로나19 감염 우려 때문에 걱정이 크다"고 했다.

대구시 교육청 관계자는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2월 말쯤 교실 등에 방역 작업을 했으며 매일 알코올 분무를 통해 청소하고 있다. 또 교사들을 대상으로 매일 하루 1~2회씩 발열 체크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지윤 수습기자 yoon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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