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진단비 미국에서는 3천달러에서 1만달러"

  • 이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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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3-17   |  발행일 2020-03-18 제16면   |  수정 2020-03-18
■미국 텍사스 교민에게 듣는 현지 코로나19 상황은
"티슈에 대한 수요 폭증...일시적으로 공급 차질"
전영진
전영진씨
"My school just closed…so I have to find a new place to stay"(학교가 폐쇄되었어…머물 곳을 찾아봐야해)
지난 13일, 미국의 국가 비상사태 선포가 된 후 뉴멕시코 산타페에서 동양철학을 공부하는 마이클이 필자에게 보내온 메시지였다. 코로나19는 전 세계가 하나로 연결된 유기체라는 것을 일깨웠다.
우리나라는 코로나19 확진자의 급증세가 진정국면으로 접어들었지만, 미국과 유럽의 확진자 수는 급증하고 있다. 미국의 실제 상황은 어떨까. 43년간 미국 텍사스에서 생활해 온 교민 전영진씨(67·주류유통업)를 통해 미국 사회 내 코로나19 상황과 대응을 일문일답으로 알아봤다.
 

▶ 국가 비상사태 선포 후 지금 미국상황은 어떤가?
"지금 정부의 발표 후 3일이 지났는데 댈러스 상황은 월마트, 코스트코, 에이취마트 등 대형마트에서 물과 티슈가 빠르게 품절되고 있으나 다음날이면 바로 공급이 되어서 미국 사회 내 동요는 크지 않다. 미국은 넓은 만큼 토네이도·지진·산불·허리케인 등 천재지변이 많다. 보통 재난에 대비해서 비상식량을 비축하는 것처럼 지금 일시적으로 사재기 현상이 있는 것 같다. 특히 과일 및 고기 수요가 많은데 이는 비타민C와 단백질 섭취를 통해 건강한 몸 상태를 유지하라는 질병본부의 예방수칙 영향탓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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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텍사스의 월마트 매장 모습. 코로나19로 인한 국가비상사태 선포 이후 일부 품목에서 일시적인 사재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전영진씨 제공

▶다른 재난상황과 비교해서 신종코로나에 대해서 다른 점이 있다면?
"텍사스는 토네이도가 많다. 사실 이처럼 자연재난은 피하는 방법밖에 없고 개인이 대처 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이번 감염질환은 다른 재난에 비해 개인의 예방과 주의에 따라 충분히 예방할 수 있어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또 미국은 이번 겨울 독감이 유행해서 1만여 명 이상의 사망자가 생겨 개인적으로는 코로나바이러스 질환의 치명성에 대해 심각하게 볼 필요가 없다고 본다"
 

 

왜 티슈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는지 한국에서는 이례적이라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필수품 중에서 펄프로 만들어지는 품목이 많다는 소식이 나와서 일시적 공급 차질이 있는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면 해결되고 시간적 차이만 다를 뿐 사는 데는 문제없을 것 같다. 단지 손소독제는 평상시 수요가 없어 공급량도 적다. 이번 신종코로나 사태로 공공기관과 식당 및 영업점 중심으로 비치하다보니 부족한 상태다. 수요자에게 공급까지 2~3주 걸릴 수 있다고 한다"
 

▶미국 시민들이 확진 검사가 고가라 들었다. 그러면 일반시민들이 검사와 예방에 걸림돌이 되지 않는가?
"미국의 민간의료시스템으로 인해 코로나바이러스 진단비가 고액이라 걱정이 많았다. 실제로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사람도 많고 보험종류가 천차만별이다. 그래서 3천달러에서 1만달러까지 비용이 든다고 들었다.
하지만 지난 3일 추가경정 예산 75억 달러(약 9조원)가 승인돼 행정부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검사 비용을 지급하기로 했다. 시민들 입장에서는 무료로 받을 수 있다. 단 검사 전 주치의를 통해 소견서를 받고 지정된 장소에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
 

▶댈러스의 확진자수는 어느 정도인가?
"첫 확진 자가 3명이었을 때 모두 가족이고 실리콘 밸리 여행 후 발생한 것으로 뉴스에서 나왔다. 주정부는 확진자를 집에서 격리 생활시키고 위급시만 병원으로 옮기는 대응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첫 확진 자 이후 산발적으로 곳곳에서 발생되고 있어 현재 숫자를 논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감염경로는 어디인가?
"여행을 통한 발병이 대부분이다. 크루즈여행이나 유럽등지를 여행하고 돌아온 시민들에게 확진자가 많이 발생되고 있다"
 

▶지금 미국 내 공공시설이나 식당 등 다중 대중시설이 폐쇄된 곳이 많은데 생활의 타격은 심한가?
"대부분의 업종이 타격이 심하다. 하지만 유급 휴업 및 정부의 세제 감면혜택이 발표되고 있어 지켜봐야 된다. 주류유통을 하는 개인 비즈니스 업체로서 지금까지 크게 매출의 차이는 없다. 식당위주로 가는 물량이 대폭 줄어든 대신 일반 손님의 주류 소비가 늘어난 상황인데 아마 각자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개인의 주류 소비가 많은 것 같다"
 

▶해외에 있는 한국이민자들이 걱정하는 것이 인종차별인데 텍사스는 어떤가요?
"43년간 텍사스 주변에 살았다. 이곳 텍사스가 남부인데 흑인에 대한 차별이 심하다고 사람들이 알고 있다. 실제 생활하면서 엄격한 차별방지법이 지켜지고 있어 공공연히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개개인 마다 가지는 마음속 인종적 편견은 어떻게 할 수는 없다. 댈러스의 경우 등록된 한국이주민은 8만 명, 비 등록된 사람까지 포함하면 10만 명이 넘는다. 댈러스에 사는 한국인들은 비즈니스를 많이 하고 있고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부분이 많다. 그래서 겉으로 드러나는 차별성은 없었고 코로나 사태이후 지금도 큰 차이는 없다"
 

▶해외 거주하는 재외 동포로서 한마디 해주신다면?
"감염성 질병에는 인종, 국적, 직업을 따지지 않는다. 인류에 닥친 재해는 공동대처해야 한다. 우리는 IMF때도 그렇고 위기 때 하나로 잘 뭉치고 위기를 넘겼다. 미국에 사나 한국에 사나 이번 위기를 갑갑할지라도 유연하게 대처하는 게 낫다. 해외 거주하는 이북 5도민으로써 고국방문 행사를 통해 한국의 발전된 모습을 볼 때 마다 고국에 대한 애정이 커진다. 이미 재외 한국인들은 1세대에서 2세대를 거쳐 이제3세대가 각 나라에서 터전을 닦고 살아가고 있다. 해외 거주 하는 한국인이라면 당연하겠지만 미래 세대의 정체성에 관심이 많다. 이민 3세대는 한국어는 물론 한국에 관심이 없는 완전한 미국인이 되어가고 있다. 고국에서 미래 세대의 정체성을 회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았으면 한다. 전혀 한국에 관심 없던 3세대들이 고국방문단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의 역사와 발전상황을 보고 난후 많이 바뀐다. 정체성과 한국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국의 역량은 한국 국내의 역량과 해외 역량이 함께 맞물릴 때 더욱 빛이 난다. 국제적 위기를 함께 잘 헤쳐 나가고 모두 건강하셨으면 한다"

이명주 시민기자 impsee@hanam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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