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요양병원 무더기 확진으로 또다시 구설에 오른 대구서구보건소

  • 강승규,정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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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3-18 16:47  |  수정 2020-03-19 08:42  |  발행일 2020-03-19
보건소 직원들 확진 판정으로 선별진료소 운영중단 등 초래
서구보건소.jpg
대구 서구보건소 업무 중단 안내문(홈페이지 캡처)
대구 서구 비산동 한 요양병원에서 75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쏟아지면서, 관할 보건소가 또다시 구설에 올랐다. 이 보건소는 코로나19 방역을 진두지휘하는 일선 책임자들이 잇따라 확진 받정 받으면서 업무에서 배제돼 방역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18일 대구시에 따르면 방역당국이 파악한 이날 0시 기준으로 서구보건소에서 발생한 확진자는 총 8명이다. 지난달 23일 보건소 감염병예방의팀장 A씨가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후 보건소장 등 4명이 잇따라 감염이 확인됐다. A씨와 접촉한 서구보건소 직원 등 38명을 자가격리한 뒤 해제 전 진단검사를 했다. 그 결과 3명이 양성판정을 받았다. 나머지 직원들은 지난 9일 0시를 기해 업무에 복귀 했다. 당시 보건당국은 이들이 신천지 교인인 A씨에게 전염된 것으로 분석했다. 현재 확진자 대다수는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이틀동안 선별 진료소 운영이 중단되는 등 코로나19 확산 차단에 찬물을 끼얹었다. 또 의료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도 보건과에 머물었던 중앙정부 파견 공중보건의 5명을 돌려보냈다. 대신 구청 회의실에 보건과 기능을 대체할 공간을 만들고 구청 보건·행정 직원 33명을 임시 투입했지만 촘촘한 방역체계 구축에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코로나19 방역을 담당하는 보건 공무원의 공백이 생기면서 △자치행정국장, 코로나19 총괄 △보건과장, 전화상담 및 지원 △위생과장, 확진자 담당 등으로 업무가 분산되면서 업무 효율성과 협업체계가 크게 떨어졌다. 대구 8개구군 중 노인 인구 비율이 높은 서구 고위험군 소규모 집단(요양병원 등)에 제대로 신 경쓸 여유가 없었단 것이 바로 이 이유다.

그러는 사이 지난 14일 한국전력 서대구지사 내 MCS 남동지사(서구 달서구로)에서 12명의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사례가 뒤늦게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시는 보건당국의 늦장 대처를 일부 인정했다. 채홍호 대구시 행정부시장은 14일 시청 2층 상황실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브리핑에서 "당시 서구보건소 담당하는 팀장이 확진 판정을 받아 서구보건소가 일시폐쇄한 적이 있다"며 "그 시기에 확진 사례가 발생했고, 그래서 보고 등 관련 절차가 조금 늦은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어 채 부시장은 "(대구시) 위생과에서 업무를 대신 했지만, 그 과정에서 워낙 확진자 수가 많이 나왔고 정확한 상황 파악에 약간의 시간이 걸렸다"며 "현재는 정상적으로 운영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서구보건소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발생 후 보건소 전체 직원 업무를 재편성해 놓은 상황이다. 확진자 조사, 접촉자 조사, 방역 등 보건소 직원이 업무를 담당해 소장과 해당 부서장이 없다고 해서 방역에 구멍이 뚫렸다고 하기는 어렵다"고 해명했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정지윤 수습기자 yoon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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