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투명한 대학입시일정에 불안한 수험생들

  • 정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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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3-23 18:02  |  수정 2020-03-24 07:23  |  발행일 2020-03-24 제8면

"일정이 미뤄진다고 가정하고 수능을 준비 중인데, 일정이 연기되지 않으면 어떡하죠" 수험생 이모양(여·19·수성구)은 수능 준비를 하는 게 불안하다. 대입 일정이 결정되지 않아 계획을 어떻게 세워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 이모양 "수시를 준비해야 할지 정시를 준비해야 할지도 혼란스럽다. 대입일정이 작년과 같다면 자기소개서 등을 검토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부족해질 것 같기도 하다"고 했다.

대학입시를 눈앞에 둔 학생과 학부모들이 대입 대책없는 교육부의 개학연기 발표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재수생 김명민군(20)은 "원하는 대학에 가기 위해서 재수를 선택했는데, 대입 일정이 잡히지 않으니 계획을 어떻게 세워야 할지 고민이다. 마라톤도 목적지를 알고 하면 덜 지치는 것처럼 수능도 마찬가지인데, 일정이 결정되지 않으니 맥이 탁 풀린다"고 했다.

고3 수험생 학부모인 장모씨(여·49)는 "아이가 많이 불안해하는 상황이다. 모든 수험생이 똑같은 상황이니 불안해하지 말라고 안심을 시키는데 불안한 건 어쩔 수 없다. 대입 일정이 결정돼야지 초조한 마음이 진정될 것 같다"고 했다.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고3과 재수생 사이에 격차가 커질 수도 있다는 점도 문제다. 학교일정과 내신시험에 쫓기는 고3 수험생들에 비해 재수생들은 대학입시에만 전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성구 모 고등학교 교사 박모씨(여·29)는 "대입 일정이 그대로 진행된다면 내신 준비를 해야 하는 고3들이 시간에 쫓겨 불리할 수밖에 없다"면서 "준비시간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학생부 기재일, 수능 일자 등이 하루빨리 정해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학 입시 일정이 하루빨리 결정돼야 한다고 교육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경북 영천 모 고등학교 교사 권모씨(30)는 "수능성적을 가늠해 볼 수 있는 3월 모평도 밀렸다. 학생들이 수능의 전반적인 문제 형태나 난이도 출제 형태를 접하는 시기가 늦어져 불안감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개학 시점을 고려해 대입 일정을 잡아야 수험생들도 마음 편하게 준비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교육부는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따라 개학일이 당겨지거나 더 늦춰질 수도 있으므로 대입일정을 섣불리 결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개학일이 확실하게 정해지면 개학일 전에 대입 일정을 발표할 수 있다. 가능한 모든 방안을 검토해 늦지 않게 발표할 계획"이라고 했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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