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대구 달성군립도서관에 '휴관' 공지가 붙어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대구지역 주요 문화시설은 장기 휴관 상태다. |
24일 대구의 한 문화예술계 관계자가 한숨을 쉬며 이같이 말했다.
코로나 19사태로 문화예술계가 겪는 타격은 특히 크다. 확산 방지를 위해 대구의 공연장들은 문을 걸어잠갔고, 도서관들도 장기간 휴관 상태다. 취재진은 한달 넘도록 초유의 코로나19 사태를 보내고 있는 대구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현황을 비대면 방식으로 들어봤다.
이들은 5년 전 메르스를 사태를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코로나19 사태는 '미증유(未曾有)'라고 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대구의 공연장, 도서관 등은 휴관에 들어갔다. 대구 문화예술계에선 5년 전 메스르 사태 때보다 지금이 훨씬 더 힘들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
대구 달성문화재단 직원 B씨는 "지금 문화예술계가 겪고 있는 타격이 메스르 사태 때와 비교해보면 2배 이상인 것 같다"라며 "상반기 문화 행사들이 취소된 것도 안타깝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종식될지 몰라 하반기 일정을 잡기도 어렵다. 6월까지 상황이 안정화되지 않으면 하반기 공연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문화예술 행사나 공연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프리랜서 문화예술인들은 정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라며 안타까워 했다.
대구 수성문화재단 소속 C씨도 "5년 전에도 같은 곳에서 일했고 메르스 사태를 겪었지만, 상황이 지금만큼은 아니었다. 그땐 일부 공연만 연기되고 정상 진행된 공연도 있었다"라며 "지금은 아예 공연장 휴관을 한 상황이니 그때와 비교가 사실 힘들지 않나"라며 한숨을 쉬었다.
대구 무용계에서도 전에 없던 절망감이 느껴진다. 현대무용의 메카로 통하는 대구에선 코로나19 사태 이전엔 수시로 다양한 무용 공연이 열렸지만, 지금은 언제 다시 정식 공연이 재개될지 기약할 수 없다.
대구시립무용단 소속 무용가 D씨는 "무용가들은 체념과 희망고문을 반복하면서 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무대 위에서 한 순간을 위해 무용가들은 2~3개월을 연습해야 하는데, 지금은 아무것도 준비할 수 없는 상황이지 않나"라며 "공연 준비를 못하는 것도 힘들지만, 다른 어려움도 많다. 공연이 예정대로 못 열리면 지원금을 반환해야 하고, 프리랜서 무용가들은 당장 생계 수단이 끊기게 된다"고 말했다.
글·사진=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노진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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