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한 동영상 강의, 학교시설 이용 차질...커지는 대학생 등록금 반환 요구 목소리

  • 서민지
  • |
  • 입력 2020-03-25 18:46  |  수정 2020-03-25 19:59  |  발행일 2020-03-26 제6면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대구와 경산지역 대학들이 온라인 강의로 수업을 대체하고 있는 가운데 '등록금 환급'에 대한 학생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학생들이 '등록금 환급'을 요구하고 나선 첫번째 이유는 온라인으로 대체된 '동영상 강의'다. 1시간 짜리 수업에 10분짜리 동영상 강의를 올리기도 하고, 질문을 하지 못한채 일방으로 진행되는 강의에 대한 한계도 제기하고 있다. 정모씨(23·대구대)는 "강의 시간이 지난 뒤 짧은 영상 하나 올리시는 교수님도 있고, 교수님의 일방적으로 말하는 강의영상인 탓에 질문을 하고 답을 들을 수 없어 이해도도 많이 떨어진다"면서 "특히 미대 등 실습수업이 많은 학과 친구들의 경우 불만이 더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학교시설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는 점도 등록금 반환의 이유 중 하나다. 개강이 늦어짐에 따라 면접특강, 채용정보 박람회 등 취업과 관련해 학교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정보를 얻지 못하거나 학사 일정에 차질이 생긴 점도 문제다. 영남대 재학생 박모씨(여·21)는 "우리가 내는 등록금에는 학교 시설 이용비가 포함돼있다고 봐야 한다. 그런데 개강이 늦어지면서 셔틀버스, 도서관 등 평소 사용하던 시설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등록금의 전체 반환은 아니더라도 반 정도는 돌려줘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했다.

이에 대구·경북 대학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는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25일 경북대 커뮤니티에는 "못 다닌 기간 만큼 등록금 환불해달라"등의 글들이, 영남대 커뮤니티에는 "출범식, 축제 등 교내행사도 등록금으로 진행되는거 아니냐. 코로나19로 진행되지 않을 거 같은데 등록금 감면이 돼야한다", "등록금 80프로 감면하고 1학기 사이버 강의 하자"등의 글들이 올라와 있었다.

또 대구대 커뮤니티에는 "등록금은 다 받아 놓고 수업의 질은 엄청나게 떨어진다. 사이버대도 아니고 일부는 반환해야 한다", "공대는 실험비 명목으로 백만원이나 내는 데 이건 돌려줘야 한다", "인터넷 사이트에 사람들이 많이 몰려 서버가 마비되는 문제점도 발생하고 있다 "등 등록금 반환 요구 관련 글들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교육부는 대학등록금 결정은 대학 총장이 결정할 사항이라며 선을 그었다. 지난 10일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대학교 등록금 관련은 대학 총장이 결정할 사항"이라며 "교육부에서 일괄 입장을 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대구·경북지역 대학교 측은 등록금 반환 관련해서 아직 결정된 건 없다는 입장이다. 경북대와 영남대 등 대구지역 주요 대학 관계자는 "등록금 반환 관련해 결정된 상황은 없다. 상황을 지켜보며 검토할 계획"이라며 "다만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학생들이 손해 입은 부분에 대해 어떻게 해결할지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서민지 기자

정경부 서민지 기자입니다.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