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선거사령탑 김종인 합류...지지율 견인, '정권 심판론'에 불붙일 수 있을까

  • 권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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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3-26   |  발행일 2020-03-27 제10면   |  수정 2020-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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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26일 오전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자택을 방문, 인사하고 있다. 김 전 대표는 이날 미래통합당 총괄 선대위원장직을 수락했다. 연합뉴스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6일 우여곡절 끝에 미래통합당 총선사령탑의 맨 앞자리로 합류했다. 경제전문가인 김 전 대표가 공천 후유증에 시달리는 통합당의 지지도를 얼마나 끌어올릴지, 물밑에 가라앉아 있는 '정권 심판론'에 불을 붙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래통합당은 이날 4·15 총선 선거 대책을 총괄할 선거대책위원장으로 김 전 대표를 영입했다. 박형준·신세돈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갖고 "오늘 오전 김 전 대표가 통합당 선대위에 합류하기로 결정했다. 선거 대책에 관한 총괄 역할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통합당의 일부 지역구 공천에 이의를 제기하며 합류를 거부하던 김 전 대표가 공천 작업이 사실상 마무리된 시점에서 총괄선대위원장 직을 수락한 데는 황교안 대표의 '삼고초려'가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박·신 공동선대위원장과 함께 김 전 대표 자택을 방문해 차를 함께 마시면서 "당이 어려울 때 오셔서 큰 역할을 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며 "힘을 합하면 반드시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고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거기에 화룡점정이 돼달라"며 선대위 합류를 요청했다.

이에 김 전 대표는 "기대하는 것만큼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나름대로 판단하는 기준이 있다"며 "선거를 어떻게 치러야 할 것인지 그동안 나름대로 생각한 것도 있다. 최대한의 노력을 경주하면 소기의 성과도 달성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황 대표가 김 전 대표 영입에 공을 들였던 것은 본격적인 선거전이 코앞에 다가왔지만 '통합당 열세' 판세를 깰 만한 호재가 가시권에 들어오지 않는 것과 무관치 않다.

지역구 및 비례대표 공천 과정에서 터져나온 내부 파열음으로 국민 관심도는 떨어졌고, 문재인 정부의 경제 실정에 따른 문제점도 확산일로에 있는 코로나 19 사태에 묻혀 여당과의 지지도 격차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최근에는 정부의 코로나 대처에 대한 긍정 여론이 높아지면서 정권 심판론은 더욱 멀어지는 모양새이다.

이런 상황에서 경제전문가인 김 전 대표가 사령탑에 오르면 '경제심판론'에 불을 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중도층에서 지지를 받는 유승민 의원(대구 동구을)이 합류 제의에 무응답으로 일관하는 현실에서 수도권 표심을 자극하고 외연 확장을 위해선 김 전 대표의 영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전언이다.

박형준 공동선대위원장은 "전날 (영입 관련) 보도가 나온 이후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엄청나게 받았다. 김 전 대표를 모셔오는 것이 총선 승리를 위해 가장 중요한 관건"이라며 "특히 이번 선거는 수도권이 대단히 중요하다. 중도층과 젊은 세대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분이 김 전 대표라는 요청이 있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권혁식기자 kwonh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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