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더 서러운 취준생·공시생..."그래도 내일을 준비해야죠"

  • 정우태,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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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3-29 20:45  |  수정 2020-03-30 08:47  |  발행일 2020-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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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5시쯤 범어동 일대 한 스터디카페를 찾은 청년들이 공부에 집중하고 있다 최시웅 기자 jet123@yeongnam.com

코로나 19 여파로 된서리를 맞은 청년들이 어려운 현실을 버티며 내일을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 19가 덮친 올해는 '채용 절벽'의 우려가 높다. 3월 초 시작될 예정이었던 대기업과 공기업 상반기 채용일정이 4월 이후로 연기됐고, 채용규모 역시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취업준비 과정에 필수적인 어학시험과 각종 자격시험 일정 역시 불투명하다.

공무원 시험 일정도 속속 연기되고 있다. 인사 혁신처는 28일 시행 예정이었던 국가공무원 9급 공채 필기시험을 잠정 연기했다. 서울시는 3월 중 치를 계획이었던 지방공무원 공채 필기시험을 연기했으며 경찰청과 소방청 역시 상반 채용시험 일정을 5월 이후로 미룬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도 취준생·공시생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열의를 불태우고 있다. 언제 시작될지 모르는 시험일정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

27일 오후 취재진은 범어동 일대 스터디카페 5곳을 방문한 결과 모두 사람들도 붐비는 모습이었다. 자리를 띄우고 앉아 마스크를 착용한 채 노트북을 이용해 온라인 강의를 듣거나 두꺼운 책을 펼치고 공부에 열중하고 있었다. 최근 공공도서관과 대학교 열람실이문을 닫으면서 스터디카페에 사람이 몰리고 있다. 스터디카페는 시간 정액제로 운영되는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의 학습공간이다. 요금은 1시간 당 2천원선이며 1개월 회원권은 13만원으로, 저렴한 가격은 아니지만 마땅히 갈 곳이 없는 취준생들에겐 꼭 필요한 장소다.

이곳에서 만난 박소연씨(여·21)도 "준비하는 시험이 있어 꾸준히 나와서 공부하고 있다. 이달 초에는 아무도 없거나 겨우 한두명 정도 있었다.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요즘에는 10명 정도 꾸준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했다. 또한 대학교 졸업반인 최서진씨(27)는 "학교도 못 나고 도서관도 가지 못해 스터디카페에서 주로 시간을 보낸다. 드는 돈이 만만치 않지만 머무는 시간만큼 돈을 내는 거라 편한 면도 있다"고 말했다.

같은날 오후 6시쯤 중구 반월당 한 고시학원 앞. 트레이닝복 차림에 마스크를 쓴 공시생들이 나왔다. 밤 늦게까지 이어지는 특강 전에 간단한 식사를 하기위해 나온 것. 인근에 위치한 편의점에는 끼니를 떼우는 공시생들이 몇몇 보였다. 박모씨(여·23)는 "현장 강의가 재개되서 다행"이라며 "코로나가 무섭지만 학원에서 공부하는 편이 더 낫다. 집에서 인터넷 강의 수강도 해봤는데 암기도 잘 안 되고 차라리 빨리 나오고 싶었다"고 말했다. 경찰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김모씨(30)는 "집에만 있으니 더 눈치가 보인다"면서 "올해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공부를 놓지 않고 있다. 합격 말곤 다른 건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고 했다.

해당 학원은 대구에서 확진자 수가 급증하던 2월 중순부터 3월 초까지 휴강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번달 9일부터 강의를 재개했다. 휴원 일수만큼 수강 기간을 연장하고 인터넷 강의를 제공하는 등 조치를 취했으나 현장 강의를 원하는 수강생들이 많았다고 학원측은 설명했다.

김요한 대구시 청년정책과장은 "누구나 다 힘든 시기지만 지금 청년들이 여러모로 불안하고 어렵다는 걸 알고 있다. 이런 시기를 꿋꿋이 잘 견디고 있어 다행"이라며 "현재 코로나 19가 숙지지 않는 상황에지원책을 적극적으로 시행할 수 없어 안타까운 마음이다. 소규모, 비대면 방식 전환을 통해 청년들에게 도움을 주는 여러 정책을 계획하고 있다. 그러니 힘을 내달라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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