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구경북통합 이루려면 공감의 다리부터 놓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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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3-28   |  발행일 2020-03-28 제23면   |  수정 2020-03-28

영남일보가 27일자로 단독 보도한 '대구경북 행정통합 안(案)'에 대한 관심이 크다. 이슈의 무게감 때문일 테지만, '대한민국 동쪽 수도 대구경북(Great East Capital DG)'이라는 통합의 '비전'은 꽤 매력적이었다. 세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앞으로 난상토론이 전개될 것이다. 통합 구상이 구체화 되고 다듬어지기 위해서는 널리 공론화하는 게 당연하다.

관련 보고서가 공개된 형식과 시기는 자연스럽지 않다. 영남일보가 자료를 단독 입수한 26일보다 하루 늦게 보도자료 형식으로 언론에 배포됐다. 애초 보고서 발표회 같은 것은 예정돼 있지 않았다. 이 보고서는 '대구경북 행정통합'에 대해 공신력 있는 연구기관이 만든 첫 결과물이다. 대구시와 경북도가 공동출자한 대경연구원이 보고서로 내놨다는 것은 앞으로 이 방향으로 통합을 진행한다는 뜻이다. 이런 중차대한 사안은 대개 시장·도지사 공동 발표→대규모 보고회→후속 조치 등 과정을 밟는다. 이번엔 그러하지 않았다. 코로나19 사태에 묻힐 게 뻔한데 발표 시점도 자연스럽지 않다. 이런 부자연스러운 광경은 대구경북행정통합 앞에 놓인 장애를 함의한다.

겉과 달리 대구시와 경북도 간에는 온도 차가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나 경북도민에게는 행정통합이 다급하고 절실한 문제다. 대구시민, 특히 대구지역 공직자와 유관기관 종사자들의 생각은 다소 다르다. 행정통합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권영진 대구시장이 발 벗고 나서지 못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관례를 벗어난 이번 공개과정의 배경이기도 하다.

문제가 있다면 있는 그대로 봐야 한다. 덮거나 외면하거나 눌러서 해결하려 해선 안 된다. 공론화와 설득의 노력을 충분히 기울여야 한다. 결국 국회 입법과 주민투표라는 절차도 거쳐야 하지 않겠는가. 2대 현안, '행정통합'과 '신공항 건설'을 놓고 대구와 경북 사이에 보이지 않는 강이 생겼다. 어정쩡한 상생을 넘어 대통합의 역사를 이루려면 이 강에 공감과 합의의 다리부터 놓아야 한다. 도장 찍는다고 통합되는 게 아니다. 마음의 거리를 좁혀야 한다. 지혜로운 리더십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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