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서문시장 '힘겨운 봄맞이'..."방문객은 늘어도 장사는 안돼"

  • 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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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3-30 17:23  |  수정 2020-03-31 07:46  |  발행일 2020-03-31 제17면
서문시장
30일 서문시장 거리를 사람들이 지나다니고 있다.
대구의 대표 전통시장인 서문시장이 여전히 힘겨운 봄을 맞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제안한 '328대구운동'이 끝났지만, 경제 활동 정상화는 아직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

서문시장의 외형은 조금씩 살아나는 모습이다. 시장을 찾는 고객들이 늘면서 온기가 돌고 있다.

30일 오후 찾은 서문시장은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되던 3월초중순에 비하면 고객들이 많았다. 아이와 함께 시장을 방문한 가족 단위의 손님들도 찾아볼 수 있었다. 시장 주차빌딩에도 방문객들의 차량으로 부산했다. 주차빌딩 관계자 송모씨는 "과거와 비교하면 아직 50%에도 못미치지만 최근 들어 방문객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딸과 시장을 찾은 박모(여·42)씨는 "원래는 집이 서문시장과 가까워 주기적으로 시장을 찾았는데, 코로나19로 한달 가량 오지 않다가 오늘 와봤다"라며 "아직은 활력이 부족해보인다. 소비가 살아나 다시 시장이 활성화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방역활동을 위해 시장을 방문한 자원봉사자들도 희망의 심정을 밝혔다. 이도수 대구중구새마을회 방역봉사단 회장은 "오늘 방역활동을 하며 시장을 둘러봤는데 생각보다 손님이 많아 놀랐다. 어서 잃어버린 활력을 찾아 상인들의 어려움이 감소됐으면 한다"고 했다.

시장 방문객은 늘어났지만 상인들은 '아직 상권이 살아난 건 아니다'라고 입을 모았다. 실질적인 소비가 이뤄지지 않아 상인들의 어려운 사정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서문시장에서 분식을 파는 A씨는 "방문객이 많이 늘어났지만 시장에 실제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손님이 90%이상 감소했는데 좀처럼 회복이 안된다"며 "요즘 하루 매출이 9천원 정도다. 가스값도 안나오는 실정이다"라며 한숨을 쉬었다.

방석과 베개를 판매하는 상인 안점득(78) 할머니는 "계속 문을 닫다가 5일 전부터 문을 열었지만, 판매는 안된다"라며 "주변 상가들 상황도 다 똑같다"고 말했다.

서문시장 곳곳에 문을 열지 않은 상점들도 있었다. 한 시장 상인은 "시장 상인들 중 일부는 대출을 알아보기 위해 문을 닫는다"라고 귀뜸했다.

글·사진=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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