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화식품 반품 재활용 제보한 직원 "허위로 신고했다" 파문

  • 오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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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3-30 19:38  |  수정 2020-04-02 13:56  |  발행일 2020-03-31 제17면
경찰 강압수사 민원도 제기돼 인권침해 논란도

대구의 장류 전문제조업체 삼화식품의 반품 재활용 의혹과 관련, 일부 직원이 경찰에 '허위 사실'을 제보했다고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또 삼화식품 직원을 상대로 경찰이 강압 수사를 했다는 민원이 제기돼 인권 침해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삼화식품의 반품된 장류를 새 제품과 섞어 유통한다는 내용의 확인서와 동영상을 경찰에 신고한 제보자 P씨는 30일 기자와 만나 "지금은 회사를 나간 직원 C씨의 주도 하에 허위 신고에 가담했다"고 털어놨다. 허위 신고를 하게 된 이유에 대해선 "삼화식품의 K감사를 몰아내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P씨에 따르면 삼화식품 직원들은 K감사의 갑질 횡포를 막기 위해 지난해 11월 노조를 설립했다. 노조가 설립되자 K감사는 부당 인사권을 행사하는 등 더욱 직원들을 압박했다는 게 P씨의 주장이다.

P씨는 "K 감사의 갑질 횡포가 너무 심했다. 견디다 못한 직원들이 K 감사를 몰아내기 위해 의견을 모아 허위 신고를 하게 됐다"며 "C씨가 자신이 원하는 대로 행동하면 K 감사를 몰아낼 수 있다는 말을 듣고 허위 신고에 가담하게 됐다"고 말했다.

'개수대에 반품 간장을 쏟는 장면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P씨는 "지난 2017년 공장 이전을 앞두고 옛 회사를 추억하기 위해 찍어둔 영상"이라고 했다. 개수대는 대형 탱크로리에 연결되는데, 반품 간장이 가득 차면 폐기물 업체가 수거한다는 게 삼화식품 측의 설명이다.

삼화식품은 올초 반품 장류를 섞어 만든 새 제품을 판매했다는 의혹을 받으면서 대구 달서구청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조사를 받았다. 식약처는 제보자들의 사진 및 동영상에 대해 어떠한 사실도 확인할 수 없었다는 '사실확인서'를 발급했다.

2월초부터 시작된 경찰의 수사는 계속되고 있다. 압수수색까지 실시했는 데도 아직 결과를 내놓지 않고 있다. 최근 삼화식품 대리점주들이 경찰의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며 대구지방경찰청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늑장 수사' 지적이 나오자 경찰이 수사를 속개했는데, 이번엔 짜맞추기 및 강압수사 논란이 나오고 있다.

P씨는 "지난달 5일 참고인 조사를 받았는데, 수사관과의 1대 1조사가 아닌 C씨와 신고자들이 함께 있었다.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C씨가 원하지 않은 내용을 말하면 C씨가 개입해 사실과 다른 진술을 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지난 20일 경찰 조사를 받은 또다른 직원 P씨는 "한 형사가 심문과정에서 자신이 원하는 답을 안하자 점점 신경질적으로 대했으며 '아줌마가 여자고 나이가 많은 것 같아서 내가 큰소리도 못내겠다. 회사에서 교육을 잘 받았네요'등의 말을 했다. 왜 형사로부터 모욕적인 협박성 말을 들어야 하나"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P씨는 대구경찰청 청문감사실에 경찰 수사에 문제가 있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했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민원이 제기됐기 때문에 민원을 처리하는 담당 부서에서 사실관계를 확인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밝혔다.

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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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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