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일반 감염자 '0' 복귀…작은 구멍에 둑 무너져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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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4-01   |  발행일 2020-04-01 제27면   |  수정 2020-04-01

어제 대구에선 코로나19 일반 감염자가 나오지 않았다. 0시 기준 추가 확진자 60명은 모두 병원·요양병원의 집단감염과 해외 입국자 감염이었다. 2월18일 이후 대구에서 일반 감염자가 안 나오기는 처음이다. 대구경북에서 코로나 감염증이 확연히 꺾이는 모양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도 지난달 30일 브리핑을 통해 대구경북의 감소 추세를 언급했다. 그는 "대구경북에서 지역사회 유행이 상당 수준 진정됐다"면서 "환자가 대구경북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한 경우는 하루 5~10건 가량"이라고 근거를 댔다. 대구에서 하루 신규환자가 20~40명이 발생하고 있지만, 지난 2주 동안 대부분 요양·정신병원에서 집단으로 발병했다는 것이다.

맹렬하던 코로나 감염증이 숙지고 있다니 반갑기 그지없다. 대구경북민은 얼어붙은 소비와 추락하는 경제로 심각한 고통 속에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두 달째 지속된 거리두기와 이동 제한, 대면 기피 등으로 경제뿐만 아니라 사회·문화 등 전 분야가 내리막길이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가 조사한 지역 소비자심리지수는 2월부터 여행비·외식비를 중심으로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역 중소기업의 4월 경기전망도 암울하다. 내수 침체로 체감경기는 갈수록 악화할 것이라고 한다. 초중고의 개학도 고3·중3만 먼저 4월9일 온라인 개학하는 등 순차적으로 연기됐다.

이 때문에 대구경북은 이전의 일상으로 복귀하려는 움직임들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학원들은 영업을 재개하고, 음식점과 술집에도 사람들이 늘고 있다. 두 달째 부진한 자영업자의 벌이는 이해된다. 하지만 보건당국과 지자체는 다시 악화할까봐 긴장하면서 자제를 호소하고 있다. 오늘부터 해외입국자는 2주간 의무 격리되지만 누수없는 통제가 관건이다. 해외발 확진자가 매일 10~30명씩 나오고 있고, 1만4천여 자가격리자의 무단이탈도 위험요소다. 음성이었다가 추후 양성으로 판명되는 보균자들이 돌아다니는 것도 문제다. 이런 취약지대와 구멍들을 집중 관리해야 한다. 작은 개미구멍으로도 둑이 무너질 수 있다는 사실을 엄중히 되새겨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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