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미래통합당 유승민 의원 |
4·15 총선을 향한 야권 대권 주자들의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이번 총선은 2022년 대선의 예선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만큼, 야권의 잠룡들은 원내 진입을 위해 고군분투하는가 하면,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하고 자신의 측근 후보를 위한 지원 사격에 나서고 있다. 속내는 앞으로 있을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당내 입지를 확고히 하는데 있다.
31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와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현 통합당) 대표, 통합당 유승민 의원 등이 야권 유력 대선주자들이 이번 총선을 대하는 셈법이 각자 다르다.
우선 황 대표는 '대한민국 정치 1번지' 서울 종로구에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지난해 2월 한국당 대표로 선출된 뒤 줄곧 보수 야권을 대표하는 대선주자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이번 총선은 황 대표에게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를 시작한 지 갓 1년이 지난 '정치 신인' 인 데다, 여권 잠룡인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총리와의 대결에서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최근 당내 공천은 물론, 비례 위성 정당인 미래한국당 공천 과정에서 터져 나온 잡음을 잠재우는 것도 황 대표가 풀어야 할 숙제다.
홍 전 대표의 경우 당초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출마를 준비했으나, 당의 험지 출마 요청을 일부 수용해 양산을 선거구 출마를 결정했지만 끝내 '컷오프'(공천 배제) 됐다. 이에 그는 통합당을 탈당하고 대구 수성구을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홍 전 대표는 "나를 지켜줄 곳은 내 고향 대구 뿐"이라며 "대구시민들이 힘을 모아주면, 대선까지 돌파할 각오가 돼 있다"며 대권 도전 의욕을 감추지 않았다.
홍 전 대표는 우선 이번 총선에서 당선되는 게 급선무다. 금배지부터 달아야 통합당 입당의 명분이 생긴다. 물론 황 대표와 유 의원의 견제로 입당 과정이 그리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총선 성적표에 따라 사정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통합당이 이번 총선에서 과반 의석(150석)을 가져간다면 황 대표의 입지가 견고해지겠지만, 그렇지 않거나 참패로 끝난다면 홍 전 대표가 권토중래를 노릴 것이 자명하다.
유 의원은 이번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자신이 이끌던 새로운 보수당을 보수대통합 대열로 이끌면서 전화위복의 기회를 얻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통합당 공천 과정에서 '친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류성걸 전 의원(대구 동구갑), 강대식 전 동구청장(대구 동구을), 김희국 전 의원(군위-의성-청송-영덕) 등이 본선행 티켓을 따내면서 TK에서의 입지도 새삼 다지게 됐다.
이들과 함께 수도권 친 유승민계 후보들도 당선돼 국회에 입성한다면, 유 의원은 차기 대권을 위한 당내 기반을 다질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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