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심판론 vs 공천심판론...경주 김석기 정종복 재대결 누가 웃나

  • 권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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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3-31 19:04  |  수정 2020-03-31
4.15 총선 4년만에 재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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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기(왼쪽) 정종복 후보
4·15 총선 후보등록 결과 경주 선거전에서 미래통합당 김석기 후보와 무소속 정종복 후보가 4년만에 재대결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정의당 권영국 후보도 재격돌에 합류했다. '정권 심판론'과 '공천 심판론'의 득세 여부에 따라 당선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4년전 20대 총선에서 김 후보는 새누리당(통합당 전신) 공천으로 출마해 45.0%를 얻어 무소속 정 후보(30.7%)를 크게 앞지르며 당선됐다.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권 후보는 15.9%를 얻어 3위를 차지했다.

당시 여당이던 새누리당 공천에서도 정 후보는 일찌감치 배제됐다. 당내 경선이 현역 의원(정수성)과 김 후보 간 2파전으로 치러지는 바람에 정 후보는 공천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를 강행했다. 이후 경선에서 승리한 김 후보는 상승세를 타고 여당 공천자로 출마했기 때문에 정 후보를 큰 표차로 따돌릴 수 있었다. 김 후보와 정 후보는 2012년 19대 총선 때도 무소속 후보 단일화를 위해 여론조사 경선에서 맞붙어 김 후보가 본선행 티켓을 거머쥔 적이 있다.

이번에도 정 후보의 통합당 경선 배제와 무소속 출마까지는 4년 전 상황과 비슷하다. 다만 정 후보가 탈당 뒤 통합당 공천자가 확정되길 기다리며 '몸풀기' 하는 동안에 통합당 내부에서 벌어진 '공천 파동'은 전혀 예상못한 새로운 변수가 되고 있다. 여론조사 경선에서 승리한 후보(박병훈)의 공천을 최고위가 전격 무효화하고, 컷오프된 현역 의원(김 후보)이 되살아나 재경선에 붙여지는 등 극히 이례적인 사태가 벌어지면서 지역 정가에선 엄청난 반발과 민심 이반이 초래됐다. 이런 정서가 '공천심판론'으로 뭉쳐져 정 후보에게는 호재로, 김 후보에게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후보등록 직후부터 본격적인 선거전을 앞둔 초반 판세에선 공천심판론이 득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사태로 통합당이 내세우는 정권심판론이 전국적으로 맥을 못추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경주에서도 통합당 공천에 대한 반감이 여론주도층에서 강력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공천심판론은 절정을 지나 시간이 갈수록 하향곡선을 그릴 수밖에 없다는 점이 무소속 후보의 최대 약점이다. 그에 비해 통합당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지휘 아래 전열을 가다듬은 뒤 본격적으로 정권심판론에 불을 붙이려고 애쓰고 있어 어떤 식으로든 상향곡선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다.

대구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대구경북에서 통합당을 탈당한 뒤 무소속 출마한 후보들은 공통적으로 공천심판론을 내세우고 있지만 이미 정점을 때렸다는 게 문제이다"면서 "공천심판론을 끝까지 평행선으로 끌고 갈 수 있느냐, 아니면 통합당의 정권심판론에 '골든 크로스'를 내주느냐에 따라 승패가 엇갈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혁식기자 kwonh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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