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국회의원 선거운동이 시작된 2일 서울 종로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후보(왼쪽)가 경복궁역 3번 출구 앞에서, 미래통합당 황교안 후보가 청운효자동 골목에서 각각 유세차에 올라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
4·15 총선 최대 빅매치로 꼽히는 서울 종로구 대전에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후보와 미래통합당 황교안 후보는 2일 서로 다른 양상으로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각종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앞서가는 이 후보는 차분하게 민심을 청취하는 데 주력했지만, 황 후보는 '정권 심판'을 외치며 공격적인 유세를 펼쳤다.
이 후보는 이날 0시 첫 일정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서울 종로구의 우리마트를 방문해 코로나 위기 극복을 강조하며 표심 잡기에 나섰다.
그는 마트 방문 뒤 기자들과 만나 "저희는 코로나 국난을 극복하고 국민의 고통을 덜어드리는 일에 집중하며 선거에 임할 것"이라며 "저뿐 아니라 민주당의 모든 후보들이 그런 자세로 임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전날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는 제약회사 GC녹십자를 방문했다고 설명한 뒤 "하반기 안에 치료제가 나올 것 같다고 한다. 치료제가 상용화될 것 같다"며 "이 코로나19의 터널이 그다지 길지 않은 시기에 끝날 수 있다는 희망을 국민이 함께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선거의 특별한 점은 (국민이) 정부, 신뢰할 만한 정치 지도자에게 의지하고 싶어 하신다는 것"이라며 민주당이 내세우는 '위기극복론'을 부각했다. 마트의 한 고객은 이 후보에게 "국민들이 지금 다 죽고 있다. 민생 경제를 살려달라"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민주당이 코로나19 사태를 고려해 '조용한 유세'를 펴기로 한 점을 감안해 이날 다른 선대위원들을 대동하지 않고 조촐히 선거운동에 임했다.
그에 비해 통합당 황 후보는 "정권 심판"을 외치며 첫 유세를 시작했다. 그는 이날 오전 종로구 통인동의 한 골목에서 지지자 1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선거 유세차에 올라타 첫 연설을 했다.
그는 "멀쩡한 우리나라, 잘 살던 우리나라, 경제 걱정 없던 우리나라 지금 얼마나 힘들어졌나"라며 문재인 정부의 경제 실정, 울산시장 선거 의혹,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등을 차례로 비판했다.
그는 "여러분, 조국 사태를 보면서 이 정권 위선의 진면목을 보셨다"면서 "이런 정권 밑에서 우리가 그냥 살 수 있나. 이렇게 살아도 되나. 이제는 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대표는 "민주주의가 위기다. 선거가 정권에 멋대로 될 수 있다"면서 "선관위가 공정하나. 공정할 것 같나. 부정선거할 것 같아서 걱정이 많이 되지 않나"라며 "국민혈세로 돈 뿌리며 부정선거를 획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유세에는 선거운동원 8명이 음악에 맞춰 율동을 하며 분위기를 북돋웠고, 유세차에 설치된 전광판에는 황 대표의 단식, 삭발 등 투쟁 모습이 사진 슬라이드 형식으로 방송됐다.
황 대표는 이에 앞서 이날 새벽 첫 버스를 타고 통인시장을 방문하며 이른 새벽 하루를 준비하는 유권자들을 만나 격려하고 지지를 호소했다.
권혁식기자 kwonhs@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