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동하며 시민과 '주먹 인사'…교통지도·방역봉사로 '눈도장'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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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4-03   |  발행일 2020-04-03 제6면   |  수정 2020-04-03
후보들, 공식 선거운동 첫날 '분위기 띄우기' 기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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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대구 수성구을 선거구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상식 후보(왼쪽)과 미래통합당 이인선 후보(가운데)가 두산오거리에서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하고 있다. 수성구갑 선거구에 출마한 친박신당 곽성문 후보는 범어네거리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윤관식기자 yks@yeongnam.com

21대 총선 공식선거 운동 첫날인 2일 대구 지역 주요 선거구의 온도차는 극명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대부분 지역에서 선거 분위기가 가라앉았지만, 수성구만큼은 전국적인 격전지로 떠올라 불꽃 튀는 선거전이 펼쳐졌다. 일부 후보들은 이색 선거전을 펼치며 선거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대선 전초전 방불케 한 대구 수성구갑

5선 고지를 노리는 여야 중진들이 맞붙은 대구 수성구갑에서는 '대구 정치 1번지'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선거운동도 치열했다. 이번 총선이 2022년 대선의 전초전 성격을 띠면서 후보들은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이날 오전 수성구 범어네거리에는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 미래통합당 주호영 후보, 친박신당 곽성문 후보의 유세차량과 선거운동원들이 일찌감치 각 코너에 자리를 잡았다. 선거운동원들은 각 정당을 상징하는 '파란색' '핑크색' '빨간색' 점퍼를 입은 채 로고송에 맞춰 율동을 선보이며 유권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일부 출근길 시민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에게 다가가 '주먹 인사'를 하기도 했다.


대선 전초전 '수성구갑'
김부겸, 범어네거리서 인사
주호영, 김부겸에 악수 청해
곽성문, 태극기 흔들며 어필


김부겸 후보는 오전 9시30분쯤 이곳에서 출정식을 열었다. 김 후보의 유세 차량에서는 지지를 호소하는 노래가 울려 퍼졌다. 코로나19 사태로 일상이 된 마스크를 선거운동에 활용하는 모습이 눈에 띄기도 했다. 김 후보의 운동원들은 '기호 1번 김부겸'이라고 새겨진 마스크를 쓴 채 선거운동을 벌였다.

앞서 오전 7시 출정식을 통해 가장 먼저 선거전의 문을 연 주호영 후보는 "여러분 3년 동안 행복하셨나. 우리나라가 제대로 가고 있나. 우리 부모와 조상들이 70년간 쌓아 올린 나라가 불과 3년 만에 무너져 내렸다"고 현 정권을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출정식이 끝나자 길 건너편에 자리를 잡은 김 후보의 유세차량을 찾아가 악수를 청하기도 했다.

친박신당 곽성문 후보도 같은 시각 같은 장소에서 선거운동을 벌였다. 빨간 점퍼 차림을 한 선거운동원들은 출근길 시민들을 향해 태극기를 흔들며 인사를 했다. 곽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을 겨냥,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두고 '사기탄핵, 사퇴하라'는 피켓을 들었다.

◆ 뜨거운 선거전 펼쳐진 대구 수성구을

대구 수성구을 지역도 선거 열기로 뜨거웠다. 민주당 이상식 후보와 통합당 이인선 후보는 이날 오전 7시 두산오거리에서 지지자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출정식을 갖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오후엔 무소속 홍준표 후보가 수성못 상화공원에서 '불꽃 출정식'을 갖고 "수성구민들의 도움을 받아 TK(대구경북)를 기반으로 한 대통령이 되겠다"며 대권에 대한 의지를 천명했다.

이인선 후보는 '통합당으로 정권심판과 동시에 정권교체'란 슬로건을 내걸고 총선 승리를 다짐했다. 이어 이 후보는 수성·상동 시장과 파동 대자연 시장을 찾아 바닥 민심을 다졌다.


불꽃 튀는 '수성구을'
이상식, '펭식이'로 이목 끌고
이인선은 시장돌며 민심 다져
홍준표, 이진훈과 아파트 방문



이 후보는 "끝까지 필승. 어떤 상대를 만나도 필승"이라며 "코로나19 사태로 대면 접촉에 제한이 있는 만큼 노래와 율동으로 유권자들의 감성을 사로잡겠다"며 출마에 대한 결기와 함께 여성 특유의 부드러움을 강조했다. 이상식 후보는 "수성구갑에 비해 낙후된 수성구을을 잘사는 구로 만들겠다"며 "수성구민 여러분의 자부심과 상식으로 저를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수성구을 후보 가운데 가장 젊은 이상식 후보는 젊은 선거를 치르겠다는 전략이다. 이 후보의 선거 운동원 38명 중 절반 이상이 20대에서 40대다. EBS의 인기 크리에이터 '펭수'를 모델로 한 인형 '펭식이'도 대학생 선거운동원의 아이디어다. 이날 주로 차량 유세를 통해 유권자를 만난 이 후보의 곁에는 '펭식이'가 항상 함께했다.

홍준표 후보는 이날 오전 7시 두산오거리 출근길 인사에 이어 수성구 범물동 용지아파트에서 첫 유세를 시작했다. 이 자리에선 대구 수성구갑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불출마 선언을 한 이진훈 전 대구 수성구청장이 참석해 홍 후보 선거캠프 총괄선거대책위원장 겸 대구경제발전특별보좌관을 맡아 본격적인 선거 지원에 나섰다.

◆코로나로 조용한 선거전 시작한 대구 북구갑

대구 북구갑 지역에서는 여론조사 등을 통해 후보 간 치열한 경쟁이 확인된 것과는 달리 이날 첫 유세전은 다소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다.

통합당 양금희 후보와 운동원들은 이날 오전 7시 대구시청 별관(옛 경북도청) 입구에 집결했다. 대표 공약이 '도청 후적지 개발'인 만큼 상징적인 의미에서 이곳을 선거운동 출발지로 잡았다는 것이 양 후보 측의 설명이다.

양 후보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별도로 마이크를 잡지 않고 로고송도 틀지 않으며, 이곳을 지나는 차량과 시민들을 향한 인사에 주력했다.


차분한 '북구갑'
이헌태·김정준, 침산서 경쟁
양금희, 로고송 안 틀고 인사
정태옥·조명래 마주보고 유세



양 후보는 "선거운동 자체가 처음이라 떨리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아직은 어색하지만 이제 시작인 만큼 열심히 하겠다. 주민들에게 양금희를 알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양 후보는 동침산네거리로 이동해 출근 인사를 이어나갔다.

같은 시각 무소속 정태옥 후보와 정의당 조명래 후보가 복현오거리에 자리를 잡았다. 이들은 서로의 유세 차량을 복현고가교 아래 안전지대에서 마주보도록 주차해 놓고 경쟁 유세를 펼쳤다. 다만 조 후보가 유세 차에서 로고송을 재생하며 전통적인 유세를 벌였다면, 정 후보는 운동원들이 '교통안전'이 표기된 깃대를 들고 모든 횡단보도에서 교통봉사를 동시에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침산네거리에서는 민주당 이헌태 후보와 우리공화당 김정준 후보가 자리했다. 이들 역시 유세차에서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며 유세전을 펼쳤다. 다만 이들의 온도차는 달랐다. 이 후보는 "예년 같은 선거 분위기가 아니다. 등하교 인원이 전혀 없다 보니 거리가 썰렁하다"고 말했지만, 김 후보는 "첫날이고 많은 분이 호응해줘 신이 난다"고 했다.

◆'이색 선거' 위해 노력한 대구 달서구갑

통합당 후보와 민주당 후보, 현역 무소속 후보 등이 경쟁하고 있는 대구 달서구갑도 코로나19로 인해 가라앉은 선거 분위기가 역력했다. 하지만 후보들이 '이색 선거운동'을 통해 선거 분위기 띄우기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먼저 무소속 곽대훈 후보의 경우 오전 5시 청년 지지자 및 운동원들과 와룡산에 올랐다. 용의 형상을 하고 용이 출현했다는 민화가 있어 좋은 기운을 받고자 했다는 것이 곽 후보 측의 설명이다. 이후 곽 후보는 유세 차량을 타고 성서 모다아울렛 등 주요 번화가에서 주민 인사에 주력했다.


이색운동 대결 '달서구갑'
권택흥, 상인들에게 명함 건네
홍석준은 발대식 후 정화활동
곽대훈, 지지자와 와룡산 등산



통합당 홍석준 후보의 경우 발대식 후 지역 정화 및 방역 활동에 나섰다. 선거 운동원들이 모두 나서 성서운동장(국민체육센터) 인근을 다니며 쓰레기를 줍고 방역활동에 나선 것이다. 홍 후보 측은 "지역 주민들과 함께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 코로나 사태로 어렵지만 시민들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권택흥 후보는 이날 오후 와룡시장에서 상인들과 만났다. 권 후보는 유세차에서 인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 내 상점을 한 곳 한 곳 방문하며 명함을 건네 눈길을 끌었다.

권 후보는 "아직 선거 분위기가 오르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많이 알아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정재훈·구경모·민경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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