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 '스타만들기' 김태순 이사, 자원봉사자 100명에 기술 지도

  • 임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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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4-03   |  발행일 2020-04-03 제34면   |  수정 2020-04-03
칠곡교육문화회관 필터 교체형 마스크 제작
기계로 5만조각 재단 도와 봉사자 일손 덜어
제작 전과정 동영상 제작…지역 주민과 공유
1만매 목표 달성…위기 속 빛나는 상부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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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군교육문화회관 내 사회교육관 2층 재봉실 등 3개 강의실에서 자원봉사자들이 필터 교체형 면마스크 작업에 한창이다.

칠곡군 북삼읍의 무대의상 제작업체 <주>스타만들기 김태순 이사는 사업 등으로 바쁜 일정에도 지난달 19일부터 하루도 빠짐 없이 왜관읍 칠곡군교육문화회관을 찾고 있다. 칠곡군교육문화회관 내 사회교육관 2층에서 매일 10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만드는 필터 교체형 면마스크 제작의 기술지도를 위해서다.
 김 이사는 마스크 부족 현상이 이어지자 지난달 초 북삼지역 봉제 기술자 10여명과 함께 면마스크 제작에 나서 같은달 17일 1천 매를 칠곡군에 기부한 바 있다. 이후 김 이사는 봉제 기술자인 지인 2명과 함께 칠곡지역 자원봉사자들이 모여 제작에 들어간 면마스크 기술 지원에 나선 것. 특히 김 이사는 면마스크 제작의 기초 과정인 재단을 자신이 이사로 있는 업체 공장에서 직접 해주고 있어, 봉사자들의 일손을 절반으로 줄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김 이사는 재단부터 봉제에 이르는 전 과정을 직접 동영상으로 촬영해 <주>스타만들기 블로그에 올려 단체 면마스크를 제작하고 있는 자원봉사자뿐 아니라 일반인의 면마스크 제작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김 이사의 동영상은 소문을 타면서 단톡방으로 확산돼 칠곡지역 주민 대부분이 알고 있을 정도다. 칠곡군종합자원봉사센터에서도 김 이사의 면마스크 제작 과정 동영상을 센터 페이스북과 블로그에 별도로 올려 칠곡 주민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공유토록 했다.

김 이사는 "가지고 있는 기술이 재단과 봉제여서 마스크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칠곡군 주민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까 하는 마음에 북삼지역에서 봉제 일을 하는 분들과 의기투합해 면마스크 제작을 하게 됐는데, 쉬운 작업이 아니었다"면서 "부직포 등 재료는 남편이 대표인 저희 회사에서 모두 지원했지만, 제작 과정이 정말 힘들었다. 면마스크 1천 매도 힘들었는데, 자원봉사자들이 1만 매를 만든다는 소식을 듣고 기업과 손을 잡지 않고는 도저히 힘들 것 같아 기술 지원이라도 해주자는 마음으로 지인들과 함께 나서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면마스크 1만 매를 만들려면 천을 5만 조각 이상을 내야 하는데, 수작업으로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리고 힘들 것 같아 저희 공장에서 기계로 재단을 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이사를 비롯해 칠곡지역 자원봉사자들은 주말까지 반납하고 필터 교체형 면마스크 제작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달 19일부터 시작된 면마스크 1만 매 제작에는 칠곡군 자원봉사센터, 생활개선회, 자유총연맹, 민원봉사회와 함께 아이코리아 등 관내 20여개 시민사회단체 회원 180여 명이 재능기부 봉사자로 참여하고 있다.

이 중 하루 100명 정도가 참여하는 면마스크 자원봉사는 칠곡군교육문화회관 내 사회교육관 2층 재봉실 등 3개 강의실에서 일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단계별로 제작되고 있다.

자원봉사자 중에는 과거 양복 및 커튼 봉제 일을 하던 남자 재봉사 4명도 포함돼 있다. 이들은 면마스크를 제작하기 위해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는 소식에 뒤도 돌아보지 않고 신청했다 한다. <주>스타만들기의 기계 재단 기부와 남자 재봉사 4명의 봉제 기술 봉사에다 일반 자원봉사자들의 노력이 더해지면서 칠곡군 면마스크 제작은 목표로 했던 3일까지 1만 매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곳곳에서 자원봉사자들의 기부와 노력 소식이 전해지면서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봉사단체별로 순번을 정해 통닭과 빵, 음료수 등을 들고 와 자원봉사자들이 잠시 쉬는 동안 간식으로 제공하고 있다. 일반 주민들의 손소독제 기부 등도 이어지고 있다.

칠곡군종합자원봉사센터 이태희 소장은 "자원봉사라지만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좀처럼 숙지지 않은 상황에서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일을 하는 면마스크 제작에 선뜻 나서기 쉽지 않았을 텐데도, 신청 첫날부터 많은 사람들이 몰려 사실 놀랐다"며 "이런 것이 바로 우리의 민족성이 아닌가 쉽다. 위기 극복에는 함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나라가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분연히 일어나 나라를 지킨 의병들처럼 지금의 코로나19 위기에 맞서 재능기부 등을 통한 상부상조를 하는 자원봉사자들이야말로 의병과 다를 바 없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매일 3회 작업장 소독과 작업실 출입 시 자원봉사자 전원에 대한 체온 체크 및 손소독, 작업 시 위생장갑 및 마스크 착용 등 개인위생에 철저를 기하고 있는 이 곳에서 제작된 마스크는 칠곡군으로 전달된 뒤 지역 내 중·고생과 홀몸 어르신 등 취약 계층에 배부될 예정이다.
글·사진=임성수기자 s01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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