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칼럼] TK고립 전략에 속지 말자

  • 김신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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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4-06   |  발행일 2020-04-06 제27면   |  수정 2020-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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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곤 논설위원

진보 여당과 보수 야당 모두 대구경북(TK)을 진정으로 위하는 마음은 전혀 없다. 이들은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대구경북을 정치적 희생양으로 삼고 있을 뿐이다. 얼마 전 일부 여당 인사들의 발언은 이런 의도를 명백하게 드러냈다. 그들은 코로나19가 대구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이를 대구사태로 몰아갔다. 미래통합당에게 표를 몰아준 업보라며 TK를 손절(損切)하자고 했다. 손절이란 더 이상 기대수익이 없다고 판단될 때 손해를 보고 소유 주식을 처분하듯, 총선 때 대구경북을 포기하자는 의미다. 이들의 계산된 언사는 TK 유권자들의 적대감을 불러일으켜 미래통합당을 대구경북의 울타리 안에 가둬놓고 적폐세력으로 낙인찍기 위한 것이다.

그 대신 대구경북 여당 출마자들은 모두 낙선해도 상관없으니, 나머지 지역에서 압승하면 그만이라는 논리다. 대구경북에는 3명의 진보 여당 국회의원과 수많은 광역·기초의원들이 지방의회에서 보수 야당과 경쟁 관계를 형성하면서 지역정치의 수준을 끌어올리고 있다. 대구경북의 진보 성향 비율은 30% 안팎에 이를 정도로 상당하다. 대구경북 손절 발언은 이들 TK 진보의 씨를 말리겠다는 것이다. 현재 진보선동꾼들이 잠시 입을 닫고 있는 것은 코로나19로 엄청난 나랏돈이 뿌려지고, 통합당 공천후유증으로 대구경북의 분위기가 심상찮기 때문이다. 필요한 시점이 오면 요사스러운 말로 또다시 지역민들을 자극할 것이다.

이들에겐 지역주의 정치를 타파하려 했던 노무현 정신은 존재하지 않는다. 정치·경제적 균형발전과 정의와 공정의 개념은 손톱만큼도 없다. 오직 진보와 보수, 영남과 호남, 강남과 강북, 경제적 강자와 약자 간의 편 가르기와 표몰이에만 혈안이 되어있다. 미래통합당이라고 다르지 않다. 통합당은 대구경북을 정략적 차원에서만 자기편으로 고립시켜 두려고 한다. 대구경북이 보수 세력의 심장이라고 치켜세우면서도 공천 때만 되면 사정없이 홀대한다. 서울TK 낙하산 공천, 자기사람 심기, 후보 돌려막기 등 망나니가 칼 휘두르듯 막장공천을 되풀이하고 있다.

개혁공천은 눈을 닦고 봐도 보이지 않는다. 지금 경쟁력 있는 무소속 출마자들이 보수 야당후보들을 거세게 몰아붙이는 것은 막장공천의 후유증과 무관하지 않다. 보수야당 지도부는 과거부터 대구경북을 손을 뻗으면 항상 잡을 수 있는 집토끼로만 여기고 제대로 대우하지 않았다. 지난 총선 정치사를 보면 여야를 막론하고 대구경북을 진심 어린 정치·경제적 동반자로 여기지 않았다. 이젠 이들의 구태의연한 정치 공학적 전략에 속아 넘어갈 필요가 없다. 대구경북의 올바른 정치문화 정착과 지역발전은 온전하게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만들어나가야 한다.

어떤 정부가 들어서도 대구경북을 홀대하지 못하게 하는 것도, 지역 정치인들의 역량을 키워내는 것도 우리의 몫이다. 보수 야당의 몰염치 공천을 비판 없이 수용해서도, 진보 선동가들의 언어유희에 놀아나서도 안 된다. 보수 야당에게 묻지마 투표를 재현해서도, 진보 여당이라고 무조건 분노의 손사래를 쳐서도 안 된다. 보수 야당이든, 진보 여당이든, 무소속이든 훌륭한 인재라고 판단되면 선택을 해야 한다. 싹쓸이 과거사를 되풀이해 고립을 자초할 필요는 없다. 보수와 진보와 중도가 선의적인 경쟁을 통해 공존공영(共存共榮)의 정치풍토를 만들어나가도록 하는 것만이 대구경북의 주체의식과 존엄을 지켜나가는 길이다. 코로나19 극복과정에서 보여주고 있는 의연함처럼.
김신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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