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수업 준비에 달랑 일주일…운영표준안도 큰 틀밖에 없어

  • 최미애,손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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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4-07 07:29  |  수정 2020-04-07 07:38  |  발행일 2020-04-07 제8면
9일부터 순차적 온라인 개학 '졸속수업 우려'
등교시점 불확실…학생·학부모 사교육에 눈돌릴 가능성
수시·정시일정, 4월 학력평가 시험방식도 미정 혼선 가중
"개학이 수차례 연기된 만큼 교육당국이 이에 대비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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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대구 신월초등에서 교사들이 원격수업에 필요한 스마트기기 등을 충전, 점검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온라인 개학이 시행됨에 따라 각 초등학교는 인터넷 등의 미비로 원격수업 환경이 갖춰지지 않은 학생들에 대한 지원을 위해 스마트기기 등 온라인 학습에 필요한 장비를 원하는 가정에 대여한다. 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오는 9일부터 고3·중3을 시작으로 온라인 개학을 하기로 했지만 졸속 수업이 우려되고 있다. 개학이 여러 차례 연기된 만큼 교육당국이 이에 대비한 수업 운영안을 일찌감치 마련해 검토했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온라인 개학 발표 이후 원격 수업에 대한 교사와 학생의 경험 부족으로 인한 우려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원격수업에 대비할 여유는 많지 않다. 교육부의 온라인 개학 발표 이후 각 학교와 교사들의 원격 수업 준비 기간은 한 달도 채 되지 않는다. 대구를 포함한 전국의 학교는 발표 다음 날인 지난 1일부터 원격 수업 플랫폼을 선정하는 등 원격 수업 점검에 들어갔지만 고3·중3의 경우 9일부터 개학하기로 하면서 일주일 만에 원격수업을 준비해 개학해야 한다.

교육부의 원격수업 운영 표준안도 큰 틀만 명시하고 있어 학교 현장에선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교육부 표준안에 따르면 이 안을 바탕으로 지역 및 학교별 여건을 고려해 세부운영지침을 마련하도록 해놓았다.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원격수업을 할 때 디지털 기기를 이용하려면 보호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한 대책도 뒤늦게 나왔다. 지난 5일 교육부는 초등학교 1·2학년 학생에 대해선 EBS 방송과 집에서 공부할 수 있는 학습꾸러미를 가정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등교 개학 시점이 정해지지 않아 학생과 학부모가 학교 수업 대신 사교육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도 있다. 대구의 경우 학원 휴원율(3일 기준)이 91%로 여전히 높은 편이지만 휴원 장기화로 인한 학원의 재정 부담과 학부모 요청으로 문을 여는 학원이 더 늘 수도 있다. 지역 학원 관계자는 "학원들도 휴원하면서 비대면에 적응한 곳도 있고 그렇지 못한 곳도 있었다. 학교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그때도 대면 수업이 중심인 소규모 학원들의 경우, 휴원이 장기화되면 온라인 입시 업체와의 경쟁력에서 밀릴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고 말했다.

대입 관련 일정도 예측하기 어렵다. 온라인 개학 발표를 하면서 대입 일정 변경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학생부 마감일과 수능 시행일은 연기된 날짜를 발표했지만 구체적인 수시·정시모집 일정은 이달 중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가 확정해 발표하기로 했다. 고3 학생들이 대입 전략을 세우는 기준이 되는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는 시험 방식을 여전히 정하지 못했다. 지난 2일 시험을 주관하는 서울시교육청은 시험일인 오는 24일 고3 학생을 등교시키겠다는 방침을 발표했지만 다음날 교육부가 질병관리본부와의 협의를 거쳐 등교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개학이 여러 차례 연기되는 과정에서 대책을 빨리 마련했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교육당국은 지난 2월20일 대구지역 학교 개학 연기를 시작으로 최근 온라인 개학까지 총 4차례에 걸쳐 개학을 늦춘 바 있다. 고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김모씨(52·대구 달성군)는 "온라인 개학은 어쩔 수 없는 차선책이지 무의미하다고 본다. 한 달 넘게 개학이 미뤄질 상황이었다면, 진지하게 9월 학기제 도입도 고려해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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