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투표방법도 몰라요"…코로나에 묻힌 고3 참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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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4-08   |  발행일 2020-04-08 제27면   |  수정 2020-04-08

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총선에는 만 18세 청소년이 역사상 첫 투표권을 행사하게 된다. 대구경북지역에서는 1만4천여 명의 고3학생들이 생애 첫 투표를 한다. 미래 정치의 비전을 이끌어갈 청소년들이라 투표 자체로도 의미가 크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학교 등 교육 현장에서 관련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청소년 유권자의 깜깜이 선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후보자가 유권자들을 직접 만나 선거 운동을 하지 못하는 사상 초유의 '비대면(非對面) 선거'로 인해 어른들조차 깜깜이 선거를 걱정하는 분위기인데 처음 투표를 하는 학생들은 오죽할까.

개학이 연거푸 미뤄진 데 이어 9일 온라인 개학으로 바뀜에 따라 고3 대상의 선거교육 일정은 완전히 꼬여 버렸다. 교육부는 지난 1월 선거교육공동추진단을 구성해 선거교육 학습교재를 개발, 일선 학교에 배포했으나 학생들에게 전달되지 못했다. 전국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한 '찾아가는 학교 방문교육'도 무산됐다. 이에 온라인 영상을 통해 선거교육을 독려하고 있으나 실효성은 미지수다. '선거교육을 받은 적이 없어서 어떻게 선거에 참여해야 할지 모르겠다' '선거교육 영상을 봐도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라는 학생들의 말이 빈말이 아니다.

학생 유권자들의 정치 참여는 사회 구성원으로서 당연히 보장받아야 하는 권리다. 이들은 참정권 행사를 통해 민주주의를 체험하고 민주시민 의식도 키워나간다. 청소년기의 정치사회화 과정이 미래의 정치적 가치관 정립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도 불구하고 교육현장에서는 선거 체험을 포함한 민주시민교육을 거의 방치했다. 지난해 선거 연령 하향 논의가 일었을 때 일각에서 교실의 정치판 변질, 부모·교사에게 교육받고 투표하는 아바타식 투표 등을 우려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걱정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선거 직전만이 아니라 상시적인 선거교육이 절실하다. 또 코로나19로 선거에 대한 유권자의 무관심이 심각한 가운데 학생들이 처음 주어진 투표권을 포기하지 않도록 선거관리위원회가 세심하게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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