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경주 쪽샘지구 말 갑옷 연구 성과 보고서 발간

  • 송종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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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4-07 17:19  |  수정 2020-04-07 17:51  |  발행일 2020-04-07
말 갑옷 재현품 등 상반기 특별전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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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쪽샘지구에서 출토된 말 갑옷 재현품.

【경주】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지난 2009년 경주 쪽샘유적 동편 C10호 목곽묘(木槨墓·덧널무덤)에서 말 갑옷을 발견했다.

출토 당시 말이 착용한 갑옷인 마갑(馬甲)은 바닥에 깔려 있었으며, 그 위에서 말을 탄 장수가 입은 것으로 추정되는 찰갑(札甲·비늘식 갑옷)이 발견됐다. 740매로 구성된 마갑은 길이가 약 290㎝, 너비는 약 90㎝였다.

1천500년 넘게 무덤에서 잠들었다가 빛을 본 신라 마갑은 습기와 자외선으로 인해 훼손될 가능성이 컸다.

이에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마갑을 연구실로 옮겼고, 약 10년간 보존처리를 한 뒤 지난 해 10월 유물을 언론에 공개했다.

경주문화재연구소는 마갑 연구 성과를 정리해 최근 발간한 ‘경주 쪽샘지구 신라고분유적Ⅹ - C10호 목곽묘 출토 마주·마갑 조사연구 보고서’를 펴내 무게가 28t에 달한 마갑 유구(遺構·건물의 자취) 이동 작업을 상세히 설명했다.

7일 연구소에 따르면 마갑은 목곽 서쪽에서 동쪽으로 목·가슴·몸통·엉덩이 순으로 남았다.

주곽에 딸린 매장시설인 부곽(副郭)에는 말 얼굴 가리개인 마주(馬胄)와 안장·재갈·발 받침 등 다양한 마구가 나왔다.

도굴되지 않아 완전한 형태를 갖춘 마갑을 보존하기 위해 연구소는 먼저 가건물을 세웠다.
건물에는 바깥과 온도 차를 줄이기 위한 냉방시설과 습기를 제거하는 제습시설을 설치했다.

연구소는 주위 토양에 10~30㎝의 냇돌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말 갑옷의 온전한 수습을 위해 사전에 이와 비슷한 성분의 토양을 대상으로 모의 수습실험으로 28t의 말 갑옷과 주변부 토양을 손상없이 완벽하게 떼어 냈다.

발굴조사 완료 후, 경주문화재연구소는 약 10년에 걸쳐 말 갑옷에 대한 수습·보존·연구를 진행한 후 4천 일의 기록을 담은 보고서를 펴 냈다.

보고서는 “마갑을 실제로 입은 말은 현재 조랑말과 유사하거나 조금 큰 크기 말이었을 것”이라며 “당시에는 이러한 말이 우량한 품종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에는 다양한 도면과 사진, 엑스레이 촬영 결과를 담았고, 마갑 복원을 위한 연결 방법과 착용 방식 분석에 관한 내용도 수록했다.

연구소는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재현품을 제작해 제주 한라마에 입히기도 했다.

연구소는 오는 6월쯤 국립경주박물관과 함께 쪽샘 목곽묘에서 나온 마갑과 재현품·찰갑·무기류를 전시하고, 앞으로 찰갑 보고서도 펴낼 계획이다.
송종욱기자 sj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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