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호의 치아 톡 투유] 스케일링

  • 임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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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4-10   |  발행일 2020-04-10 제36면   |  수정 2020-04-10
치주 질환은 폐렴에도 영향
스케일링전1
스케일링 전(위)과 후 모습.
A환자는 36세다. 잇몸에서 자꾸 피가 나서 내원했다. 구강검진 결과 치태와 치석이 많았고 이로 인한 치은염으로 어금니 부위의 잇몸이 부어있고 발적된 상태였다. 놀랍게도 그는 지금까지 한번도 스케일링을 받아본 적이 없었고 다른 사람들로부터 스케일링에 대한 잘못된 정보(치아표면을 깎아내어 치아가 약해지는 거 같고 이가 너무 시리고 무엇보다 음식물이 너무 끼기 시작하더라)를 들은 탓에 엄두조차 안 나더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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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환자는 3개월에 한 번씩 스케일링을 받으러 온다. 당뇨병을 오래전 진단받았고 심한 치주염과 잇몸뼈 소실로 치주수술을 받은 그녀는 3개월마다 와서 검진받고 스케일링을 한다.

스케일링을 1년에 한 번 이상 받는 성인은 5명 중 1명 정도다.(2019년 보건복지부발표 경험률 19.6%)

스케일링은 딱딱한 물질을 긁어낸다는 뜻으로, 치아표면에 붙은 치석이나 치태를 제거하는 시술이다.

초음파 스케일러는 스케일러라고 하는 뾰족한 기구의 끝부분이 진동(환자 대부분이 싫어하는 소리가 여기서 난다)해 보다 쉽고 빠르게 치석을 제거하는 데 효과적이며 물을 내보내 세척해 주게 된다.

건강한 성인은 1년에 한 번 정도 스케일링을 받으면 되지만 B환자처럼 기저질환이 있고 특히 흡연을 하거나 심한 치주염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경우, 또한 치주염수술 후에는 3개월에 한 번씩 스케일링을 받는 것이 좋다. 이는 단순히 잇몸건강을 위해서 뿐 아니라 최근 이런 치석과 치태에 의해 생긴 치주염이 여러 전신질환 위험성을 높인다는 2008년 추적연구 이후 다양한 연구를 통해 꾸준히 밝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잇몸병이 전신질환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두 가지 경로가 보고되었는데, 첫째는 잇몸 주변 세균과 세균 부산물이 잇몸을 타고 혈관 안으로 침투하여 여러 장기로 이동한다는 것이고, 둘째는 치주염으로 인한 염증반응의 결과로 생기는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혈관을 돌아다니며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치주염이 있으면 당뇨병과 당뇨합병증, 암, 뇌졸중, 심혈관계 질환, 만성 신장염 등이 생길 확률이 14%에서 700%까지 높아진다고 하며, 치태나 치석 안에 살고 있는 구강 박테리아가 치매의 원인일 수 있다는 미국의 신경퇴행성 치료제 전문회사인 코텍자임 연구팀의 보고가 최신호에 실렸다.

면역력 감소로 인한 치주질환은 호흡기 질환인 폐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한다. 일본 규슈대 치과대학 연구팀은 노인 697명을 대상으로 연관성을 연구한 결과 치주 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 없는 사람보다 폐렴으로 사망할 확률이 3.9배나 더 높았다고 한다.

입안에는 700여 종의 유해균과 유익균이 균형을 이루며 살고 있는데, 이러한 입은 외부 유해성분을 몸 안으로 가장 먼저 받아들이는 신체기관이기도 하다. 각종 세균감염의 주요통로인 셈이다. 입속 세균은 치아와 잇몸 사이의 틈을 통해 온몸으로 퍼진다.

코로나19로 환자들이 치과에 오는 것을 꺼리고 있다. 요즘 내원하는 환자들은 참다 참다 왔다고 한다. 나는 참지 말라고 얘기하고 싶다. 물론 치과는 모든 감염관리를 이전보다 더욱더 철저히 하고 있으니 걱정 말라는 말을 덧붙이고 싶다. 손 씻기만큼이나 구강 건강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씁쓸한 봄날이다. 박세호연합치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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