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대구가 잊지 말아야 할 것들

  • 이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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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5-06   |  발행일 2020-05-07 제25면   |  수정 2020-05-06
박영석대표
박영석

2020년 대구의 봄을 구하기 위해 전국에서 달려온 용감한 전사들이 대부분 돌아갔다.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과 119구급대원, 자원봉사자 등 대구에서 코로나19와 맞서 싸운 이들이다. 아직 재유행의 위험이 완전히 가신 것은 아니지만 그들의 헌신과 희생으로 이제 확진자가 한자리수 이하로 진정국면을 맞고 있다.


이들의 희생과 헌신이 없었다면 대구의 오늘도 없었을 것이다. 금세 땀으로 범벅이 되는 방호복과 마스크로 중무장을 한 채 최일선에서 연일 초유의 바이러스와 맞서 싸운다는 것은 엄청난 용기와 인내를 필요로 한다. 식사나 잠자리, 휴식조차 충분치 못한 어려운 여건에서도 이들은 대구를 구하기 위해 숱한 날들을 버티어냈다. 


대구에서의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각자 자신의 일터로 돌아가던 날 봄꽃들이 흐드러지게 피고 있었다. 이날 그들 가까이에서 감사의 박수와 고맙다는 말 한 마디 제대로 전하지 못한 것이 시민의 한사람으로 못내 아쉽고 미안하기만 하다. 그들은 전장에서 목숨을 건 용사처럼 치열하게 대구 구하기에 전력을 다하지 않았던가! 다시 일터로 돌아가던 날 그들은 대구와 대구시민들을 어떻게 생각했을까? 또한 그들은 2020년 대구의 봄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왠지 마음 한켠이 아려온다.


그들의 헌신과 희생을 대구는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또 하나는 국민들의 뜨거운 성원과 응원이다. 전국 방방곡곡 각계각층에서 마스크를 보내고 방역물품과 성금들을 보내왔다. 그뿐이 아니다. 멀리 광주까지 대구의 환자들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생활치료센터를 내주었다. 우리는 모두 가족과 이웃이었다.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 최근 권영진 대구시장을 비롯한 각계 인사들을 공동위원장으로 하는 '코로나19극복 대구시범시민대책위원회'가 출범하면서 이 문제에 관해서도 구체적인 대안을 찾아가기로 해 기대를 걸어본다. 


대구가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또 있다. 바로 대구시민들이 겪으며 이겨낸 치열했던 2020년 대구의 봄이다. 어느 날 날벼락처럼 닥친 코로나19의 습격을 침묵과 고요로 일관하며 극복해낸 성숙한 시민의식을 우리는 스스로 기억하고 잊지 말아야 한다. 


불과 두 달 전의 일이다. 하루 741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2월 29일 대구에서는 2055명의 확진자 중에서 절반 이상인 1천304명이 병원에 입원하지도 못하고 집에서 밤을 지새웠다. 며칠 만에 하루 수 백 명씩 확진자가 쏟아져 나오자 대구시내 병실이 곧바로 만원이 되고 말았기 때문이다. 국내는 물론 전 세계가 대구의 하루하루를 주목할 정도로 대구의 상황은 위태로웠다. 상황의 엄중함을 가장 먼저 알아차린 쪽은 시민들이었다. 방역당국에 귀를 기울이며 스스로 거리두기에 나서는 등 모두 일사불란하게 행동에 옮겼다. 거리는 일순간에 텅 비워졌고 고요와 적막감이 초긴장의 전장과도 같았다. 그러나 250만 대구시민들은 누구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사재기를 하지도 않았고 무질서를 야기하지도 않았다. 저마다 공동체의 이익과 공공선을 먼저 떠올리며 도시의 품격의 지켜냈다. 국내외 언론의 찬사는 그 후의 일이었다.


'성숙한 시민의식'과 '품격'은 이제 대구의 도시브랜드가 되었다. 자부심과 긍지를 갖기에 충분하다. 대구문화재단은 영원히 잊을 수 없는이러한 것들을 시민들의 눈과 마음과 가슴으로 기록하려고 한다. 코로나19가 엄습한 2020년 대구의 봄과 그 극복의 순간들을 글과 그림과 사진, 영상으로 공모한다. 15일 마감하는 시민공모전에 대구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해 본다.
박영석<대구문화재단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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