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유권자가 주목한 낙선자들] 더불어민주당(수성구갑) 김부겸 의원

  • 임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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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5-01   |  발행일 2020-05-01 제34면   |  수정 2020-05-01
"대구에 바쳤던 진심 변치 않아…지역주의 극복·국민통합 꿈 향해 계속 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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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 치른 네 번의 선거에서 1승3패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은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이 지난달 23일 대구 의원사무실에서 가진 위클리포유와의 인터뷰에서 지역주의 극복과 국민통합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경기 군포'에서 내리 세 번이나 국회의원으로 당선됐지만, 지역주의 극복을 위해 지난 19대 총선 대구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 정치 경력을 통틀어 4승5패, 이 중 대구에서만 네 번의 선거에서 1승3패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든 김 의원은 "도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낙선 이후에도 지역민과의 만남을 이어가고 있는 김 의원은 2012년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현 미래통합당) 이한구 의원에게 패한 뒤 2014년 대구시장 선거에서는 새누리당 권영진 시장에게도 졌다. 두 선거의 득표율은 각각 52.77% 대(對) 40.22%, 55.95% 대 40.33%였다. 두 번의 선거 패배에도 대구 수성구에 마련한 아파트에서 아내와 함께 살면서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그 덕일까, 2016년 20대 총선에서 62.30%의 높은 득표율로 당당히 승리해 4선 의원이 됐다. 1985년 12대 총선에서 신한민주당 유성환 의원이 당선된 이후 31년 만에 대구에 민주당 깃발을 꽂았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 김 의원은 또다시 지역주의 벽을 넘지 못했다. 득표율도 네 번의 선거 중 가장 낮은 39.3%에 그쳤다. 김 의원마저 낙선하면서 대구경북은 다시 민주당 의원이 한 명도 없는 지역이 됐다. 4·15 총선 1주일 뒤인 지난달 23일 김부겸 의원을 만나 이번 선거와 관련한 이야기와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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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총선에서 낙선한 김부겸 의원이 선거기간 중 벽치기 유세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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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세차를 타고 선거운동을 하던 김부겸 의원이 도로를 지나던 한 운전자와 악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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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의원이 4·15 총선 선거운동 기간 성동초등 앞에서 유세를 하고 있는 모습. 〈김부겸 의원실 제공〉
▶이번 선거를 총평한다면.

"코로나19라는 유례없는 감염병 재난을 대구시민들과 함께 극복하며 치러낸 선거라고 평가한다. 비록 대구 총선에서는 민주당이 패배했지만, 대구시민들은 높은 시민의식으로 코로나19를 의연히 극복했다. 전 세계가 대한민국과 대구에 대해 찬사를 보내고 있다. 대구시민들께 감사드린다."

▶40%를 넘지 못한 득표율(39.3%)은 8년 전인 지난 19대 때 보다 낮은 수치다. 이번 성적표에 대해 자평을 한다면.

"지난 8년 동안 탄탄히 다져진 지지층 40%가 형성되어 반영된 성적표라고 평가할 수 있다. 득표율로 보면 2012년 40.4%(4만6천400표)보다 낮지만, 이번 총선에서 6만500표(39.3%)를 득표했다. 대구경북에서 조성된 '정당 우선' 선거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저와 민주당에 대한 40%의 탄탄한 지지가 형성되어 있다고 평가한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얻은 62.3% 중 20% 이상이 다른 후보를 지지했는데, 그 이유를 무엇이라고 보나. 패배의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인가.

"수성구민들께 더 다가서지 못한 저의 부족함을 먼저 말씀드리는 것이 도리다. 그러나 가장 큰 요인은 대구경북만이라도 보수 정당을 지켜야 되겠다는 심리가 강하게 작용한 것 같다. 지난 20대 총선에서는 박근혜정부도 들어섰고, 세 번째 도전하는 저에게 12석 중 1석 정도는 내줄 수 있는 여유가 있었다. 그러나 이번 총선은 대구경북 지역 분들이 지지했던 박근혜정부가 탄핵 당했고, 또 그 이후 조국 장관 사태로 우리 사회에서 공정성 문제가 제기됐다. 게다가 막판에 서울 등 수도권에서 민주당이 180석 이상으로 압승할 것이라는 분위기가 돌면서 대구경북만이라도 보수정당을 지켜야 되겠다는 심리가 강하게 작동했다. 또한 정권심판론만으로는 부족했던지 문재인정부가 사회주의 헌법으로 개헌을 추진한다는 어이없는 선동도 보수결집에 한몫을 한 것 같다."

시민과 코로나19 잘 극복하며 치러낸 선거 감사
8년간 탄탄히 다져진 지지층 40% 반영 성적표
조국 장관 사태·사회주의 개헌 어이없는 선동
지역만이라도 보수정당 지키겠다는 강한 심리


▶'경기 군포'에서 내리 3선 국회의원에 당선됐는데도 19대 대구로 내려와 총선 세 번, 지방선거 한 번 나서 1승3패의 성적표를 거뒀다. 대권가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데 후회는 없나.

"'지역주의' '과거' '기득권'이라는 벽을 깨어야 대한민국에 미래가 있다는 판단을 가지고 대구에 내려왔고, 지난 총선에서 약간의 변화를 만들기도 했다. 의미도 있고 보람도 있었다. 지역주의와 진영정치를 극복하고 국민통합의 정치를 하겠다는 각오에는 변함이 없다. 정치적 전망이나 유불리로 후회할 그런 일은 아니다. 정치적 소신과 신념에 대한 문제다. 이번 총선에서 지역주의, 진영정치를 극복하는 좀 더 진전된 성과를 내지 못해 죄송하고 안타까울 따름이다."

▶코로나19로 선거운동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는데.

"코로나19로 거리에서 많은 유권자를 만날 수 없는 어려운 선거였지만, 주택가와 골목을 찾아 '벽치기 유세'를 했다. 비록 듣는 이 없어도 창문을 그냥 사람 얼굴이라고 생각하고 아파트 베란다와 주택을 마주 보고 혼자 연설을 했다."

▶이 같은 노력에도 수성구민들은 통합당 주호영 후보에게 더 많은 표를 줬다. 선거 결과가 확인될 당시 만감이 교차했을 것인데.

"대구에서 1승3패를 했고, 정치 경력을 통틀어 4승5패다. 30여 년 정치 생활 동안 너무 많은 패배를 경험했기 때문에 맷집이 좀 있다. 그러나 승리 다음의 패배가 더 아픈 것은 맞다."

▶패배했던 19대 총선(40.4%)과 이번 총선을 비교한다면.

"19대 총선이 대구에서 첫 선거였고, 지지층을 찾고 만드는 선거였다면, 이번 총선은 지난 8년간 나름 다져진 지지층과 함께 혼신의 힘을 쏟은 선거였다. 비록 당선에 이르지 못했지만 어려운 주변 여건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저를 지켜주고 지지해 준 탄탄한 지지층 40%를 확인한 선거였다. 대구의 변화와 발전을 열망하며 함께해 주신 열혈 지지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전국 판세와 대구경북 판세가 정반대로 나타났는데. 어떻게 분석하고 있나.

"국민의 선택과 대구시민의 판단이 비슷한 추세로 가지 못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한편 대구가 정치적으로 고립되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대구경북 분들이 전국적 판세와 흐름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구경북만이라도 보수 정당을 지켜야 한다는 방어심리가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시간이 좀 더 걸리겠지만 미래지향적인 가치와 비전을 탄탄하게 갖춘 좋은 후보들을 더 많이 내세워 대구경북 시·도민들을 설득해 나가겠다."

▶지역주의 구도 타파를 위해 대구로 내려온 지 9년이 지났는데, 선거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물론 김 의원의 당선 이후 지난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이번 총선에서도 민주당 후보들의 득표율은 유의미했다. 이에 대한 견해는.

"이번 총선에 민주당은 처음으로 대구경북 전 지역구에 후보를 냈다. 후보들의 면면과 평균 득표율이 고르게 오른 선거 결과를 살펴봐도 이전보다는 약진했고 나아지고 있는 형국이다. 그런 진전된 의미로 해석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주의와 진영정치 구도가 강화된 측면도 분명히 있다. 그러나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전국적 선거 상황과 국민의 선택에 비추어 대구경북의 선택과 판단이 반대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치적 다양성이 확보되어야 여야가 경쟁하면서 지역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도시에 활력도 생긴다."


정치적 전망이나 유불리로 후회 할일 아냐
정치 맷집 있지만 승리 다음의 패배는 아파
전국 판세와 다른 대구, 정치적 고립 걱정
다양성 확보돼야 여야 경쟁하며 발전·활력



▶지역주의 정치를 극복할 방법은 없을까.

"지역주의는 묘한 주술 같다. 지역주의는 자꾸 되뇌면 더 강해지는 것이다. 정치하는 사람들은 지역주의 주문을 외울 때 가장 편한 게 사실이고, 지금 같은 소선거구제 하에서 지역주의가 확 깨지기는 어렵다고 본다. 결국 지역주의 극복은 시간과 세대, 사회경제적 조건과 맞물려 있다고 생각한다."

지역주의는 자꾸 되뇌면 강해지는 묘한 주술
대선출마 등 차후 이야기 아직 적절하지 않아
지지 보내준 지역 분들께 인사 드리는게 우선
아이들 이상 펼칠수 있는 지역 만드는데 노력



▶지지 모임인 '새희망 포럼'을 중심으로 조직 정비에 들어간 것으로 안다. 대선 준비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인가.

"선거 과정에서 대선 출마에 대한 의사를 밝혔지만 대구시민들의 신임을 다시 받지 못했다. 지금은 저 자신을 돌아보면서 성찰할 시간이다. 아직 대선 등 차후 이야기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앞으로의 계획은.

"지지를 보내주신 지역 분들께 시간을 두고 인사드리는 것이 우선이다. 이후 계획은 천천히 고민해 나가겠다."

▶지역구 주민과 대구시민, 경북도민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지난 9년간 저를 따뜻하게 보듬어 주신 수성구민, 대구경북 시·도민 여러분께 먼저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대구의 변화와 발전을 위해 함께 뛸 수 있어 기쁘고 좋았다. 비록 이번 총선에서는 여러분의 신임을 받지 못했지만 대구에 바쳤던 저의 진심은 변치 않을 것이다. 그리고 지역주의 극복과 국민통합의 정치를 향한 저의 꿈과 발걸음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미래를 꿈꾸고 이상을 펼 수 있는 대구경북이 될 수 있도록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 더욱 노력하겠다. 대구경북 시·도민 여러분의 격려와 성원을 부탁드린다."

글·사진=임성수기자 s01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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