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역 맞이방에서 코로나19 연작시 시서화전을 열고 있는 박도일 사한국캘리그라피손글씨협회 이사장. |
시인이며 서예가인 박도일 <사>한국캘리그라피손글씨협회 이사장(66)이 지난 1일부터 경산역 맞이방에서 코로나19 연작시 시서화전을 열고 있다. 경산 중방동에서 장산서예원을 열고 서예와 캘리그라피를 지도하고 있는 박 이사장은 경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면서 회원 발길이 뜸해지자 코로나19를 주제로 시를 쓰기 시작했다. 지난 2월20일 첫 시를 쓴 후 하루에 한 편, 또는 이틀에 한 편씩 써 회원밴드에 올리면서 최근까지 27편의 연작시를 쓰게 됐다. 이렇게 쓴 시를 서예가인 그가 직접 글씨를 쓰고 그림을 곁들여 전시회를 열게 된 것.
작품에는 '이 또한 지나가리라' '행복' '배려' '겸손하라' '거꾸로 도는 시계바늘' '지금 하자' '나도 될까' '길' '바닥' 등의 부제가 붙어 있어 코로나19가 가져다 준 시인의 감성이 느껴진다. 박 이사장은 "여섯 번째 '거꾸로 도는 시계바늘'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점점 늘어가면서 가까운 사람도 오가는 걸 꺼리고, 하는 일이라곤 코로나19 TV 특보 보는 일뿐인 일상과 경제가 자꾸 뒷걸음하는 것이 안타까워 쓴 시"라며 "기도하는 마음으로 시를 썼다. 하루 빨리 코로나19 종식을 바라는 마음과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분들이 시를 읽으며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고 했다.
이어 "시란 길게 써야 하는 것이 아니다. 화려한 수사법과 어렵게 써야 고상한 것이 아니다. 서로가 감정을 교감할 수 있고 진솔한 생각을 절제해 표현하는 것"이라며 "몇몇 회원이 거리를 두고 앉아서 마스크를 쓴 채 글씨를 쓰면서 지냈다. 코로나19 전쟁통에서도 서실은 가장 안전한 곳이었다"고 말했다.
전시회를 구경한 한 시민은 "우리 모두가 겪었던 두려움과 절박함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렵지 않게 표현돼 공감이 간다. 시인의 감성과 서예가의 필체가 조화를 이룬 멋진 작품으로 탄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전시회는 오는 30일까지 열린다.
글·사진=천윤자 시민기자 kscyj8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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