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우려에도 망설임 없이 인공호흡...대구 의사, 환자 살렸다

  • 정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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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5-20 16:23  |  수정 2020-05-21 07:24  |  발행일 2020-05-21 제2면
노성균 늘시원한 항문외과 원장, 60대 심정지 환자 심폐소생술로 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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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한 의사가 코로나19 감염 우려에도 인공호흡 등 신속한 응급 처치로 한 생명을 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칭송을 받고 있다.

 


20일 북부소방서·연암테니스장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17일 노성균 늘시원한 항문외과 원장(대구 북구의사회 회장)은 대구 북구 산격동 연암테니스장에서 60대 심정지 환자에게 심폐소생술을 시행했다. 병원으로 옮겨진 환자는 큰 후유증 없이 일상으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주말이던 지난 17일 테니스장은 월례대회 준비가 한창이었다. 테니스 클럽 회원인 A씨(61)는 이 곳에서 꾸준히 운동을 해왔다. 이날도 그는 평소와 다름없이 땀 흘려 운동한 뒤 휴식을 취하기 위해 벤치에 앉았다. 그런데 그 때 예기치 못한 상황이 벌어졌다. A씨가 갑자기 몸을 가누지 못한 채 의자 뒤로 넘어지며 바닥에 쓰러진 것. 주변에 사람들이 여럿 있었지만 누구도 선뜻 나서지 못했다. 당황한 사람들이 다른 코트에 있던 노 원장을 급히 찾았고 그는 곧장 환자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처음 환자를 대면했을 땐 상태가 매우 심각했다.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는 것은 물론 맥박이 거의 잡히지 않았다. 곧바로 심폐소생술에 들어간 노원장은 흉부압박 후 입으로 숨을 반복해서 불어 넣었다. 이후 119구급대가 도착해 환자 상태를 확인한 결과 다행히 어느정도 심박수를 회복한 상태였다. 초동대처가 미흡했다면 자칫 생명이 위험할 수 있었다고 소방 관계자는 설명했다.


김수운 연암테니스장 코치는 "당시 10분 가량 쉬지않고 처치를 하셨다"면서 "(A씨는) 건강하시고 운동신경도 좋으신 분이라 이렇게 갑자기 쓰러지실 거라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위급한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대응을 해주셔서 보호자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고 했다.


이른바 '구강 대 구강 인공호흡'은 환자와 입을 완전히 포개야 하는 처치법이다.코로나19 속 비말(침)로 인한 감염이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환자를 위하는 마음이 앞섰기에 할 수 있었던 행동이다. 노원장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조건반사적으로 자연스럽게 처치를 한 것 같다. 당시엔 코로나는 떠오르지 않았고 오로지 살려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일반인도 간단한 교육을 받고 이를 숙지를 하면 응급한 상황에서 타인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 심폐소생술에 조금만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심폐소생술 시행 때 환자 생존율은 16.5%로 시행하지 않았을 때(7.9%)보다 2배 이상 높다.
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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